[광주/전남]금호그룹 창업자 미망인 이순정여사 박애장 수여

  • 입력 2002년 6월 13일 22시 18분


한 대기업 회장 미망인의 평생에 걸친 선행이 잔잔한 화제를 뿌리고 있다.

8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매곡동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강당에서는 조촐한 행사 하나가 열렸다.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의 이름은 ‘적십자 박애장(금장)수여식’.

적십자 활동에 몸담지 않은 사람이면 이 포장의 품격을 알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이 행사의 주인공 이순정(李順貞·93·사진) 여사의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이라는 직함도 생소했다.

사람들은 이 여사가 호남에 연고를 둔 대표기업으로 손꼽히는 금호그룹 창업자 고 박인천(朴仁天) 회장의 미망인이라는 사회자의 소개를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이 여사에게 전달된 금장(金章)은 평생 불우 이웃의 복지증진과 인명구제에 기여한 공로 등을 인정해 수여하는 것으로 적십자사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품격의 포장.

적십자사 측은 “그가 1962년 대한적십자사 특별자문위원 창단멤버로 참여한 이후 고아 영세민 등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봉사활동을 거르지 않았고 64차례에 걸친 군경 위문활동으로 적십자의 인도주의 사업발전에도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이날 “내세울 것 없는 일로 큰 상을 받게 돼 쑥쓰런 마음이 앞선다”며 “적십자에서 쌓은 인연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할 것을 다시 다짐하게 된다”고 말했다.

독실한 불교신자로 1929년 고 박회장과 결혼한 그는 평생 광주에 살면서도 거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은둔형 내조’로 유명하며 성용(朴晟容·금호그룹 명예회장) 정구(定求·회장) 삼구(三求·부회장) 찬구(燦求·금호석유화학사장)씨 등 5남 3녀를 두었다.

광주〓김 권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