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에 바란다]‘선행학습’ 등 이슈 발굴 돋보여

  • 입력 2002년 6월 13일 23시 10분


《동아일보 ‘제2기 서울 및 수도권 독자위원회’ 제2차 회의가 5월3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0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는 서울 및 수도권 독자위원 10명 전원이 참석했으며 본사에서는 문명호 오피니언팀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5월 한달 동안 본보 지면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벌였다.》

▽권성원〓5월25일자 A31면 ‘서울대 졸업생 33% 미취업, 3명 중 1명 고시준비 중’은 기사 내용과 달리 서울대 미취업 졸업생 거의 모두가 고시열풍에 휩싸인 것처럼 오도하는 제목이었다. 24일자 위크엔드 ‘이튼 칼리지’기사는 출산원정과 조기유학 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적절한 기획이었는지 의문이다.

▽이지윤〓5월3일자 D3면 ‘효-다섯 대학생들의 어버이날 캠퍼스 방담’은 어버이날 기획기사로 신선했다. 5월3일자 신문은 A1면부터 31면까지 대통령 아들비리와 최규선 게이트 등 여권의 권력비리 사건 기사만 15, 16개가 보도됐다. 거의 비슷비슷한 뉴스로 모든 지면을 깔기 보다는 독자들을 위해 다양하고 종합적인 뉴스를 전달해달라.

▽강지원〓한국기자협회에서 시상하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동아일보의 ‘최규선 게이트’ 보도는 당시만 해도 기사화가 어려웠을 텐데 끈질기게 추적해서 기사화한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 또한 ‘선행학습’ ‘의료문제’ ‘불법 체류자’ 등을 기획시리즈로 다뤄 어젠다로 끌어낸 점은 좋았다. 단신기사는 ‘클릭 뉴스’라는 등의 제목으로 동아닷컴과 연계해 상세한 내용을 볼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최항서〓15일자 ‘스승의 날’ 신문의 사회면에는 김홍걸씨가 언론을 따돌리고 입국한 경위에 대한 노여움 섞인 기사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정작 일선 교육현장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키워내는 교사들의 노고는 제대로 조명도 못하고 넘어가 아쉬웠다. 22일자 A31면 ‘한국은 브로커 공화국’은 생동감 있는 현장 기사였지만 관련 통계 등 객관적인 자료제시가 부족했다.

▽하희선〓건강 의료에 지면을 많이 할애해줘 감사하다. 17일부터 A30면에 ‘의료시스템 긴급점검’ 시리즈를 했는데, 1편 ‘병 고치러 갔다 병 얻는다’는 병원감염 사건에 대해 후속 보도가 있었으면 환자들의 불안감이 좀 덜할 텐데 결과보도가 없어 아쉬웠다. ‘응급실 시설부족’ ‘목숨 있는 곳에 의사없다’ ‘보험수가 문제’ 등은 열악한 병원현장의 문제점을 잘 짚었다.

▽장혜진〓13일자 A8면 ‘선택2002 대선후보 검증’ 시리즈를 흥미롭게 보았다. 그러나 기사제목의 공정성에 각별한 신경을 써달라. 이회창 후보 측은 ‘혁재 때 군과 충돌’, 노무현 후보는 ‘판사직 갑갑했다’ ‘돈버는 변호사로’ 등을 타이틀로 뽑았다. 한 사람은 민주주의적 성향을 강조했고, 한 사람은 법조인으로서 경제적인 취향을 추구했다는 느낌을 주었다. 10일자 위크엔드 D11면 ‘술을 마신다, 느낌을 마신다’는 여성들이 술을 부드럽고 재미있게 마시는 방법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김민숙〓‘히딩크 신드롬’에 대해서는 불과 얼마 전까지 조급증을 내 비난했던 점에 대해 언론이 한번쯤 자기반성과 사과를 하고 넘어갔어야 했다. 매일 2면씩 보도하는 ‘주식시세표’는 인터넷과 통신이 발달한 시대에 지면 낭비인 것 같다. 차기정권의 정책제안 모집사고는 교통 문화 등 분야별로 나눠 모집했다면 좀더 세밀한 정책제안이 들어올 것이다. 주5일 근무제를 앞두고 공연, 영화, 스포츠, 이벤트, 박물관, 식당 등의 모든 정보를 총망라한 ‘주말가이드 섹션’도 필요하다. 현재의 ‘위크엔드’가 이를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최공필〓5월8일자 ‘돈 너무 풀렸다 물가잡기 나서-금통위 콜금리 0.25%P 인상 배경과 영향’은 인상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통화량 증가〓물가상승’이라는 등식은 금융자율화와 개방화 이후 급속히 와해되고 있으며, 소위 유동성 수준과 연관된 인플레 기대심리나 실물활동 동향을 감안했을 때 한은의 금리인상 배경은 매우 취약하다. 5월17일자 ‘신용카드 약인가 독인가’는 신용카드의 순기능에 대한 설명은 전혀 언급돼 있지 않아 편파적이다.

▽안상욱〓30일자 D1면 ‘포커스’에 실린 ‘초코파이보다 껌이 효자’라는 기사는 ‘ABC회계’와 관련된 좋은 기사이다. 그러나 동양제과 사례만 보도돼 아쉽다. 여러 대기업들이 ABC회계를 채택했다가 부서간 갈등과 내부 반발로 실패했던 스토리가 잘 짚어지지 않았다. ‘1분기 성장률이 5.7%’기사는 기대치보다 엄청난 것인데도 매우 드라이한 보도로 그쳐 시그널을 제대로 못 짚었다. ‘은행의 주5일 근무제’도 경제계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데도 마치 노사분규가 타결된 듯이 사회면에만 다뤄 문제가 있다.

▽유영미〓2일자 D1면 ‘디자인 200종 선물포장도 예술’은 23년 외길 ‘포장도사’ 황종구씨의 인물소개 기사였는데, 독자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선물 포장법도 함께 소개해줬으면 했다. 2일자 D3면 ‘가족여행 알고 떠나요’는 교통이나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무선인터넷 소개도 함께 해주면 좋았겠다. 10일자 위크엔드 ‘성형청춘…세월의 때를 지워라’는 피부성형기술인 보톡스를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봐 아쉬웠다. 늙음의 미학과 내적인 아름다움은 조명하지 못한 것 같았다.

정리〓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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