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도내 유물 잇단 도난 비상

  • 입력 2002년 6월 18일 21시 17분


경북도 내 사찰이나 문중(門中)의 고택 등에 보관된 유물들이 잇따라 도난 당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리책임이 있는 행정기관은 경찰의 수사에만 기대고 있는 데다 경찰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문화재 절도에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경북 경주시 경주 최씨 종가(宗家) 안에 있는 경북도지정 유형문화재와 고서적 등이 최근 도난 당했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동시 길안면 종가에 보관 중이던 경북도 지정문화재인 지도목판이 도난 당했으나 영주시 풍기읍의 한 사찰에 있던 불상도 사라졌다.

또 경주시내 한 사찰에 있던 탱화가 도난 당하기도 했으며, 영양에서는 마을 앞에 있던 석탑이 몽땅 없어지기도 했다.

2000년에는 안동의 한 사당에 보관 중이던 고서적 700여점이 없으졌으며 99년에는 포항 보경사의 탱화가 잘려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문화유물 도난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이 분명하지 않아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경북도 문화재관리 담당자들은 “흩어져 있는 문화재들은 한데 모아 관리해야 도난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지만 소유주들이 반대해 어렵다”며 “1차적으로는 사찰이나 문중 등 소유주들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경찰청은 수사부서에 문화재 전담수사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경북경찰청 수사2계 관계자는 “문화재 도난사건을 수사해보면 평소 관리상태가 너무 엉성하다”며 “문화재 관리기관이 1차적으로 도난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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