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고만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며칠 간은 월드컵 얘기만 하자"며 언급을 회피했다.
다만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본인(홍업씨)이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검찰에 맡겨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 대통령의 입장표명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결과를 보고 결정해야지…"라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홍업씨 문제가 월드컵 8강 진출의 흥분된 열기에 묻혀 지나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18일 밤 우리 대표팀이 이탈리아전에서 승리하자 청와대 내에선 "홍업씨는 이제 사면(赦免)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대국민사과의 형식과 수위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홍업씨의 신병처리 문제가 결정될 22일이 공교롭게 월드컵 8강전이 열리는 날인데…"라며 고민스러워 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홍업씨가 검찰에 출두하던 시각 관저에 머물렀다. 청와대 측은 김 대통령이 TV를 봤는지 등에 대해 일체 확인을 거부했으나, 한 관계자는 "아들을 둘씩이나 검찰에 보내는 아버지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