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통일관광지’ 겉핥기 관람 “실망”

  • 입력 2002년 6월 19일 17시 50분


관광객들이 제 3 관람용 셔틀엘리베이터를타고 있다 [사진=이동영기자]
관광객들이 제 3 관람용 셔틀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사진=이동영기자]
민통선 이북지역인 경기 파주시의 ‘통일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이 하루 3편밖에 없는 열차시간에 맞추느라 제대로 관람을 못하고 있어 경의선 개통 이후 이곳을 주로 찾는 실향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파주시가 52억원을 들여 군내면 점원리 제3땅굴과 도라산리 도라전망대 일대의 통일관광지 재정비 사업을 벌인 뒤 5월 31일 서둘러 문을 여느라 군부대와 철도청 등 관계기관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아 열차 운행편수 등을 조절하지 못한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열차 하루 3편에 불과▼

19일 파주시에 따르면 5월 31일 이후 하루 평균 1000여명의 관광객이 통일관광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관광객들은 임진강역까지 운행되는 경의선 열차(편당 수용인원 120명)를 타고 일단 이곳에서 내린 뒤 1인당 7700원을 내고 표를 구입해 1시간 정도 신원확인 절차를 마친 다음 도라산역행 열차를 탄다.

이들은 도라산역에 도착한 뒤 관광버스를 타고 1978년 발견된 제3땅굴을 관람한다.

▼땅굴 엘리베이터 일부 못타▼

이어 1987년부터 공개되고 있는 도라전망대를 관람한 뒤 청정 된장과 유기농 쌀 등을 판매하는 ‘통일촌 직판장’을 둘러본다.

그러나 이들은 도라산역에 도착한 뒤 2시간반 만에 다시 열차를 타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허겁지겁 관람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특히 길이 320m짜리 제3땅굴의 경우 셔틀 엘리베이터가 한번 내려갔다 올라오는데 30분 정도 걸려 120명의 관광객 중 40명 정도는 땅굴을 보지도 못한 채 다음 코스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

또 통일촌 직판장 관광도 열차시간에 쫓겨 버스 안에서 직판장 건물을 한번 보는 것으로 마무리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상당수 관광객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기차시간 쫓겨 허겁지겁▼

개성이 고향이라는 실향민 김모씨(75)는 “제대로 본 것은 하나도 없고 열차와 버스만 타고 한바퀴 돈 느낌”이라며 “땅굴은 보지도 못했고, 고향 근처의 감흥도 느낄 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파주시는 하반기에 시설을 보완하는 한편 철도청 등과 협의해 하루 열차 운행편수와 탑승인원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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