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8강전이 열린 22일 세종로 네거리와 시청 일대에는 160여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했으며 상인들도 수천여명이 몰린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관련 법규상 현재 도로변에서는 자치단체로부터 허가를 받은 ‘가로판매대’ 이외의 잡상인은 물건을 팔 수 없도록 돼 있으나 서울시는 월드컵 축제 분위기와 엄청난 인파 등으로 인해 사실상 이들 무허가 상인을 단속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상인은 22일 오전 일찍부터 시청역 지하도 입구와 동화면세점 앞 인도 등 곳곳에 나와 붉은 악마 티셔츠를 비롯해 태극기 폭죽 김밥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을 팔았다.
또 경기 시작 시간이 임박하면서 응원 인파가 더욱 늘어나자 이들 상인들이 차지한 공간에서는 혼잡이 더욱 심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시민 축제의 장’에 무허가 상인 문제가 ‘옥에 티’로 부상하자 나름대로 단속 지침을 마련하고 정비에 나섰다.
시는 최근 25개 자치구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고 ‘LP가스통 등 화기를 이용해 음식을 파는 노점상은 강력 단속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좁은 장소에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림에 따라 가스폭발 등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그러나 태극기나 티셔츠 김밥 음료수 등을 파는 상인들의 경우 응원전에 방해가 되지 않는 한 강력하게 단속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서울시 이상설(李相卨) 시정개혁단장은 “명실상부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한 ‘길거리 응원전’에서 일시적으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을 불법 노점상과 똑같이 취급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노점상과 잡상인에 대해선 강력한 지도 단속을 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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