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고갑천/한글 초성 활용하면 편해져요

  • 입력 2002년 6월 24일 18시 43분


한글이 과학적인 글이라고들 한다. 필자는 한글의 과학성이 높은 것은 음의 요소를 철저히 자음과 모음으로 나누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조합해 글자를 만든 때문이라고 본다. 모든 글자의 첫 음소는 자음이다. 필자는 한글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한글 초성자음 활용 방안을 고안했고 이를 보급하기 위해 15년 동안 노력해 왔다. 이 안을 전화기뿐만 아니라 각종 가전제품, 가정 자동화, 수치암기 등의 여러 분야로 확장 적용할 것을 주장해 왔다.

한글 초성자음을 활용하려면 먼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전화기의 버튼에 ㄱ 에서 ㅎ 까지 모두 14개의 자음을 기존의 숫자와 짝지어 기입하고 활용하면 된다. 문자를 입력하려면 모음을 더한다.

한글 자음표기 숫자판
1 ㄱㅋ2 ㄴㅍ3 ㄷㅌ
4 ㄹㅎ 5 ㅁ6 ㅂ
7 ㅅ8 ㅇ9 ㅈ
*0 ㅊ #

그리고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초성자음 활용방법은 상호나 안내말, 성명 등의 각 글자의 초성자음을 입력해 전화를 접속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각 글자의 초성자음에 대응하는 수치번호를 통신회사에 신청해 갖고 있으면 된다. 이를테면 300-동아일보(ㄷㅇㅇㅂ= 3886), 200-아시아나(ㅇㅅㅇㄴ=8782), 700-기상정보(ㄱㅅㅈㅂ= 1796) 등이다.

다음으로 현재의 전화번호를 글귀로 바꾸고 기억하며 전화를 걸 수 있다. 전화를 걸때는 글귀의 초성자음만 보고 누르면 된다. 필자는 이 과정을 손쉽게 하기 위해 웹상의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 초성이 (www.choseongi.com)를 개발했는데 이 프로그램에 378-7448 과 같은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당신을 사랑해요 란 글귀가 생성된다. 이 글귀를 한글 전화번호로 하면 된다(378-7448→ㄷㅅㅇ-ㅅㄹㅎㅇ→ 당신을-사랑해요).

외부에서 전화를 걸어 집안의 가전제품을 조작하거나 또는 전화를 걸어 각종 정보를 얻는 정보서비스(ARS)분야에도 초성자음 체제를 이용하면 매우 편리할 것이다. 전화로 집안의 밥솥을 취사 상태로 하려면 전화번호를 누른 뒤 ㅊ ㅅ 를 누르면 된다. 그리고 전화를 걸때도 단축번호 대신 성명이나 상호의 초성자음으로 손쉽게 걸 수 있다. 홍길동 은 ‘ㅎㄱㄷ’에 누르면 이에 대응하는 ‘413’이 입력되고 이 번호를 단축번호로 하는 전화번호가 출력되어 전화를 손쉽게 걸 수 있다.

이 안이 우리나라에 실현되면 세계에 유례가 없는 완벽한 문자 전화번호시대를 구현할 수 있다.

고갑천 호남대 자연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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