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 전 예보전무 집유 선고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박용규 부장판사)는 25일 보물 발굴 지분 수수 및 이용호(李容湖) G&G그룹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형택(李亨澤·60)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하고 이씨의 보물발굴 지분 15%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보물 발굴사업 물주를 알아봐준 대가로 지분 15%를 받았을 뿐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에 대한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청탁에 대한 사례의 성격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조흥캐피털 인수청탁 대가로 이용호씨에게 시가 1억3000만원 상당의 철원 임야를 2억8000만원에 매각한 사실에 대해서는 "2억8000만원 중 시가를 제외한 나머지 1억5000만원은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의 친인척이고 예금보험공사 전무로서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사적 목적으로 국가기관에 청탁하는 등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용호씨가 보물 발굴을 주가조작에 이용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점 등을 감안,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1999년∼2000년 보물발굴 사업자 오모씨 등으로부터 국가기관의 지원을 받도록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발굴수익의 15%를 받기로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