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택시 문화도 업그레이드돼야

서비스업의 경쟁력은 친절이다. 그러나 고정된 장소에서 영업을 하는 서비스업과 달리 택시는 이동 서비스업이어서 자칫 친절에 소홀해지기 쉽다. 시민과 행정당국 그리고 택시회사들의 노력에 의해 서비스의 질이 과거에 비해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도 일부 택시기사들이 손님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서울행정법원은 강남구청이 합승을 거부하는 여성 승객에게 폭언을 한 혐의로 개인택시기사에게 과징금을 부과한 행위가 법적 근거가 없다고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소송을 낸 개인택시기사는 승객을 불친절하게 대한 적이 없다는 변론을 폈지만 재판부는 사실 관계를 따지지 않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법규가 폐지됐다는 이유로 택시기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의 판결 취지는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횡포를 부리고 폭언을 하더라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그 하위 법규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생긴 것은 2000년 8월 건설교통부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의 하위 규칙을 손질하면서 공평하고 친절하게 봉사하지 않은 택시기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규정을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한때 외국에서 나온 한국 관광안내 책자에는 난폭운전에 터무니없는 바가지 요금을 물리는 택시가 주의대상으로 반드시 들어있었다. 그러나 올림픽 월드컵 등 국제 행사를 치르면서 당국의 지속적인 교육 및 단속과 택시회사들의 노력에 의해 택시기사들의 횡포는 크게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연약한 여성 승객 등이 택시기사로부터 폭언 횡포를 당했다는 신고가 행정 관서에 그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에서 2월 승객에 대한 친절의무 관련법 시행규칙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으나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의 늑장 행정으로 아직도 개정되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의 불친절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 법규는 하루빨리 부활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