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뛴 월드컵<6>]64세 봉사자 김유섭씨

  • 입력 2002년 7월 1일 18시 46분


“내 고장 수원을 널리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고 생각하니 보람되고 가슴이 뿌듯합니다.”

경기 수원시 공보실에서 월드컵 홍보분야 자원봉사자로 일한 김유섭씨(金有燮·64·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사진)는 이번 월드컵 기간 중 열심히 일한 것에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상으로 수원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일을 맡았다.

그는 이 기간에 일반 기업은 물론 병원, 대학, 언론사, 시골의 읍면사무소 등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된 곳은 어김없이 방문했다.

온라인상에서 그가 방문한 곳은 매일 40여곳으로 월드컵 기간 중 총 1000여곳을 넘는다는 것.

그는 방문하는 곳마다 수원의 월드컵 경기일정과 화성(華城) 등 지역의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소개하는 글을 올려놓았다. 또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능행차 재연, 수원갈비축제, 화성을 일주하는 열차 등도 알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음날 다시 방문해보면 조회건수가 수십명에서 수백명까지 될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효과가 있다는 생각에 주말에도 신이 나서 일했습니다.”

그는 농학박사 출신으로 농촌진흥청 연구원을 지내는 등 33년간 농업 분야 연구직으로 일하다 퇴직한 뒤 여유가 생겨 오래 전부터 마음먹었던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그는 수원에서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에 마련된 수원시홍보관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영어와 유학시절 배운 일본어를 통역하고 홍보 활동도 펼쳤다.

김씨는 “월드컵 초기에 일본인 가족 5명이 홍보관을 찾았는데 미처 숙소도 마련치 못해 딱한 처지였다”며 “수소문 끝에 경기도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안내해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함께 팀을 이뤄 일한 주부 자원봉사자들도 내가 나이가 많다고 따돌리지 않고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고 함께 어울리는 등 배려를 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씨는 “이번 월드컵 기간 중 열광적이면서도 질서정연한 응원전을 펼친 붉은 악마를 비롯해 우리 젊은이들이 너무나 듬직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졌다”며 “젊음이 넘치고 역동적인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세계인들의 가슴 속에 오래 남아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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