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 단기프로그램보다 전담학교 있어야

  • 입력 2002년 7월 1일 19시 16분


가정문제나 비행, 학교생활 부적응 등으로 인해 심리적인 방황을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교사로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학교라는 공간이 지식교육과 함께 인성교육을 통해 ‘참된 사람’을 기르는 곳임을 생각할 때 학교 밖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끌어안고 함께 가지 못할 때면 ‘내가 과연 교사 역할을 제대로 하나’하는 자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당국이 수년 전부터 학교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여러 사회 단체들이 청소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정말 다행한 일이다.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대안교실도 그 중 하나다.

현재 대안교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위탁교육을 지정한 서울시카운슬러협회 부설 청소년인성교육원이 각 학교에서 추천받은 복교생, 징계 학생, 학교생활 부적응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비행행동 재발을 예방하고 가정 및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문제는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부적응 학생들 중 상당수가 오래가지 않아 또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일반 학생들과의 위화감, 학습 부담,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전문인력 및 프로그램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또 대안교실의 적응교육 프로그램이 5∼10일이란 단기간에 끝나는 것도 문제다. 학생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원인이 많은 것처럼 이들이 변화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단 한번의 교육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런 문제점들을 보완하려면 일시적인 적응교육 프로그램에서 한층 더 발전시켜 부적응 학생을 위한 교육을 전담하는 대안학교를 계속 확대해야 한다.

학교 부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 상담요원과 일반 교사로 구성된 학교를 운영해 학교제도 내에서 적응하는 노력을 하면서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별도의 학교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려면 재정문제 등 현실적 어려움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때 비뚤어진 길을 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 만큼 가치있는 교육은 없다. 교육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한 오래 달리기이다. 애정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계속하면 반드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병식 서울 아현중 생활지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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