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제와 모집단위 광역화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3∼5년 동안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모집 단위별 정원의 30% 내에서 미리 전공을 정해 신입생을 뽑는 전공 예약제가 허용된다.
이상주(李相周)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전국의 194개 4년제 대학 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하계 전국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 기조강연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 장관은 “이제 대학은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며 “앞으로 고교 졸업생 수가 계속 감소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상당수 나올 것이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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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02학년도에는 고교 졸업생이 대학 및 전문대의 입학 정원보다 불과 8245명 많았으며 2003학년도에는 오히려 고교 졸업생이 대학 및 전문대 입학 정원보다 5만9389명 적어지는 등 고교 졸업생이 갈수록 줄고 있다.
이 때문에 2002학년도 4년제 대학의 미충원율은 5.5%(1만9971명), 전문대는 7.7%(2만2000명)로 최고를 기록하는 등 대학마다 학생 모집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 장관은 “앞으로 상당 기간 대학 입학정원 증원을 억제하고 국립대와 수도권 대학의 정원은 원칙적으로 동결하되 국가 전략분야 등에 한해 최소한의 증원만 허용하겠다”며 “비수도권 대학의 정원 자율책정 기준과 대학 설립 기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집단위 광역화와 학부제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일부 허용했던 전공 예약제를 앞으로 3∼5년 동안 수시모집에서 모집단위 정원의 30% 이내에서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5학년도에 도입되는 의학전문대학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경영, 법률, 언론, 정보통신, 금융 분야의 전문대학원 도입도 추진하겠다”며 “국내총생산(GDP)의 0.4%에 불과한 고등교육 지원 예산을 확대해 산학연(産學硏)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외국 우수 대학원과의 프로그램 공동 운영과 외국대학원 국내 설립을 돕기 위해 2년 이상인 석사, 박사학위 과정의 수업 연한 규정을 2년 이내도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서귀포〓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