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총장 세미나]"대학 연봉제 도입 경쟁력 향상 시급"

  • 입력 2002년 7월 4일 18시 42분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4일 개최한 하계 전국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는 최근 고교생의 감소로 인한 대학들의 학생 모집난, 이공계 기피로 인한 학문간 발전 불균형, 지방대 위기 등에 대한 우려들이 터져 나왔다.

총장들은 대학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대학 구성원의 반발 등으로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총장들은 이날 ‘대학 경영혁신 전략과 새로운 리더십’이란 주제로 주제발표와 분과별 토론회를 갖고 대학 생존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은 주제발표 요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경영혁신(조정원·趙正源 경희대 총장)〓한국 대학은 구조적으로 비효율적인 특성이 강하다. 폐쇄적인 학과 및 전공 운영체제는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이제는 대학도 본격적인 경영개념을 도입해 강력하게 개혁해야 한다. 우선 경쟁의 원리를 도입해 교수업적 평가제와 연봉제 등을 활성화해 교육과 연구의 질을 높여야 한다. 산업 수요에 맞게 학과를 통폐합하고 대학별 특성화를 위해 고비용 저효율의 학사 행정 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대학도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대학 재정의 건실화도 절실하다. 한국의 국민총생산(GDP) 대비 대학지원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의 절반 수준인 0.4%에 불과하다.

특히 사립대는 재정이 빈약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산학협동 등을 통해 보완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지방대학 위기와 생존방안(윤덕홍·尹德弘 대구대 총장)〓94년 도입된 대학설립 준칙주의로 지방대가 무분별하게 신설되면서 학생 부족이 심각해졌다. 수도권 대학의 증원은 억제된 반면 지방대 정원은 늘어나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가 많고, 지방대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의 증가로 인해 지방대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입시에서 미충원율이 50%대인 대학이 5, 6개, 70% 이하인 대학은 30∼40개나 됐다.

지나친 수도권 집중화로 지방대는 공동화(空洞化)하고 지방경제와 지방문화도 위기에 처 했다. 지방대 발전과 지역간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대 육성 특별법과 지방분권 특별법을 만들어 지방대에 대한 예산 지원과 지역인재 할당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

▽이공계 위기와 대책(박찬석·朴贊石 경북대 총장)〓최근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정책 부재 때문이라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 물리학 등 어려운 과목을 기피하고 교차지원 허용으로 이공계에서 인문계로 학생들이 빠져나간다. 신입생 성적도 이공계 지원자의 성적이 떨어진다.

이는 이공계 졸업생의 대졸 초임이 다른 분야에 비해 떨어지는 등 사회적 대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장래가 불투명해 우수한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

정부는 이공계 인력에 대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인력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과학기술인의 사기를 높여줘야 한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공계 전공자의 30%를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대학원생에게도 장학금과 생활비를 보조해주는 유인책이 절실하다.서귀포〓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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