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발표회는 서울에서 하는 것이 관례이지만 르노삼성은 98년 SM5에 이어 SM3도 부산에서 발표회를 열어 부산지역 기업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며 부산시민들의 ‘르노삼성 사랑’에 보답하는 듯한 인상을 갖게 했다.
그러나 삼성에서 의욕적으로 자동차시장에 진출했던 SM5 발표회 때와는 달리 SM3 발표회는 현재 르노삼성의 위상을 반영하듯 다소 초라하게 보였다.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대한 제롬스톨 대표이사의 답변도 군색하게 느껴졌다.
SM3는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 실피를 그대로 들여와 앞 모습과 뒷 모습을 약간 수정한 수준. “블루버드 실피와 무엇이 다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롬스톨 대표이사는 “일일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만 답했다.
특히 “닛산이 수출하는 지역에는 르노삼성이 수출하지 못하는 수출옵션에 묶여 미국과 유럽 등 큰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남미 중동 중국 등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미국과 유럽의 큰 시장이 배제된 제3세계 시장은 품만 많이 들고 소득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르노삼성은 국내에서 자체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계속 닛산이나 르노의 차를 들여와서 복제생산해야 하고 수출도 극히 제한적이어서 결국 르노와 닛산의 하청공장 수준으로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르노삼성은 2004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계획이라지만 결국은 수출 보다는 내수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부산시민들이 바라던 ‘수출역군’으로서의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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