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는 척추가 휘는 척추만곡증 때문에 고1때 수술을 받아 이미 군대에 갈 수 없는 처지인데 일이 커져서 괜한 의혹을 받다보니 부모로서 마음이 아플 따름입니다.”
박 교수는 11일 밤 찬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병실을 찾아가 아들로부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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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우씨는 박 교수와 만나 어머니의 총리 지명을 기뻐하며 평소 고민해 오던 국적 문제에 대해 “한국 국적을 택하겠다”고 말했다는 것. 찬우씨는 1973년 미국에서 태어나 4세 때인 77년 2월 부모와 함께 귀국, 같은 해 9월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병역법은 성인 남자가 만 31세가 되기 전까지 병역심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어 찬우씨가 한국 국적을 택한다면 병역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패서디나 시티 칼리지에서 ‘드라마’를 공부하고 있는 찬우씨는 턱 수술을 받기 위해 5월 말 귀국했으며 5일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오후 찬우씨가 입원해 있는 병실 문 앞에는 ‘면회사절’이라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으며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회피했다. 병원 측은 개각이 발표된 11일부터 일반인의 병실 출입을 막고 있다.
이 병실에는 찬우씨의 동생 찬석(贊錫·24)씨도 함께 입원 중인데 찬석씨도 10일 형과 동일한 턱 수술을 받았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박 교수는 “주걱턱으로 인해 윗니와 아랫니가 들어맞지 않는 ‘부정교합’ 유전이 집안에 있다”며 “이로 인해 두 아들이 함께 같은 종류의 수술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찬석씨는 2000년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경기 동두천시에서 26개월 동안의 카투사 군 복무를 마치고 병장으로 제대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