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16일 "오늘 제주도의 기온이 새벽 2시 24.8도에서 새벽 3시 30.6도로, 흑산도는 오전 6시 22.1도에서 오전 7시 28.0도로 한 시간 동안 6도 가량이 급상승하는 '새벽 기습 더위'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제주도는 16일 새벽 5시 기온이 30.9도를 기록해 전날 낮 최고기온 27.5도보다 3.4도나 높아 밤과 낮이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났다.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 낮에 기온이 시간당 2도 정도 올라가는 것을 감안하면 이처럼 새벽 시간대에 기온이 6도 가량 상승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기상청은 이처럼 이례적인 '새벽 기습 더위'에 대해 "최근 태풍이 열대 해상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를 한반도에 몰고와 기온이 높아졌다"면서 "특히 제주도의 경우 제7호 태풍 '할롱'이 이동한 경로를 따라 중국 화중 지방의 상해 부근에서 더운 공기덩어리가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운 공기덩어리가 한라산을 타고 넘으면서 푄 현상이 발생해 새벽 기온이 30도를 넘는 이례적인 기온변화가 나타났다는 것.
중국 상하이 지역 역시 따듯한 공기의 영향으로 16일 새벽 6시 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갔다.
한편 경북 봉화지역에는 16일 새벽 4시 40분경 지름 0.5∼1㎝의 우박이 내렸다.
기상청은 "경북 지방의 대기가 찬기류와 따뜻한 기류가 뒤섞여 있는 불안정한 상태라 일부 지역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와 우박이 내렸다"면서 "이런 '여름 우박' 역시 흔한 기상현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하루동안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 현상이 15일 강릉(25.4도), 포항(25.2도), 전주(25.1도), 대구(25.0도) 등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나타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의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은 18일까지 계속 이어지다가 19일 장마전선이 발달해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