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월드컵 열기에 광주 대로변 태극기 수난

  • 입력 2002년 7월 16일 17시 55분


전국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거리응원 열기 속에 광주 동구 금남로와 중앙로 등 대로변에 걸렸던 태극기 1만여장이 없어져 가뜩이나 재정이 취약한 각 자치구가 고역을 치르고 있다.

16일 각 구청에 따르면 지난 달 주요 간선도로 변에 내걸었던 태극기와 국기봉 1만여개가 대부분 사라져 당장 이번 제헌절에 사용할 태극기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는 것.

월드컵 이후 광주시내에서 회수된 태극기는 동구에서 내걸었던 2700여장 가운데 200여장이 전부로 나머지 4개 구청에서는 회수물량이 거의 없었다.

이 같은 사태는 6월 4일 월드컵 첫 승을 시작으로 4강전에 이르기까지 날로 고조된 응원열기 속에 극성팬들이 이들 태극기를 떼어다 흔들거나 아예 집으로 가져가 옷을 만들어 입는 등 수요가 폭발했기 때문.

이에 따라 이들 구청은 예비용으로 확보해 둔 태극기 1500여개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을 확보하느라 추가 예산 확보 절차를 밟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온 국민이 하나돼 펼쳤던 응원열기 속에 태극기를 흔들었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세금으로 다시 구입해야 하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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