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번엔 울산남구청 털려…관공서 비상

  • 입력 2002년 7월 18일 22시 21분


최근 울산지역 관공서에 잇따라 도둑이 침입, 수백만원의 금품을 털리자 느슨해진 공직기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관공서 도둑’은 시장실과 구청장실 등 ‘막강한’ 사무실 위주로 대범하게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당직자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특히 피해를 당한 공무원들은 현금 신고만 할 뿐 수표 등 수사에 단서가 될 만한 피해신고는 하지 않아 경찰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자정부터 17일 오전 6시 사이 울산 남구 달동 남구청 본관 1∼3층의 구청장실과 민원지적과 지방세과 총무과 등 12개 사무실에 2인조로 추정되는 도둑이 침입했다.

남구청은 “총무과에서 122만5000원, 사회복지과 15만원, 지방세과 10만원 등 모두 147만5000원의 현금을 털렸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도둑이 본관 1층 민원지적과 뒤쪽의 유리창과 창틀 사이의 실리콘을 제거하고 유리를 떼어낸뒤 침입, 1∼3층 사무실의 책상서랍 등을 드라이버로 열어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범인들이 남긴 발자국 등을 근거로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결과 이날 남구청에는 본관과 신관 등 5곳에 설치된 CCTV카메라 가운데 신관 한곳에만 제대로 작동했고 나머지는 TV모니터와 연결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이 침입했던 시각 당직근무자는 모두 5명(운전자 포함)이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6일에는 울산시청 본관 1층에서 4층까지의 15개 사무실에 도둑이 들어 시장실과 부시장실 총무과 등에서 200여만원과 예금통장 등을 털어 달아났으나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당직근무자는 4명이었으나 전혀 모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방범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당직자도 많은 관공서는 경찰도 안심할 정도였다”며 “피해를 당한 공무원들이 경찰 수사에 도움이 될 만한 수표나 귀중품 등의 신고를 전혀 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격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관공서조차 지키지 못하는 공무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비난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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