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인천시립박물관(032-440-6257∼8)에서 ‘상감청자반’이 무료로 진행된다.
초등학생인 필자의 딸도 지난 겨울방학 이곳의 ‘기와교실’에 다녀온 뒤 궁궐을 방문할 때마다 유심히 지붕을 올려보곤 한다. 딸에게 유익했던 점을 물으니 “귀신을 막기 위해 도깨비 모양 기와를 만들어 올린 것이 재미있었다. 기왓장 하나에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줄 몰랐다”고 답한다.
박물관의 전시 유물 안내판은 대체적으로 난해하고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 ‘상감청자반’ 같은 눈높이 박물관은 아이들의 시야에 맞추어 우리 문화를 만나게 하려는 것 같다. 날렵하게 뻗은 청자매병의 곡선, 청자대접에 그려진 운학문 등을 어린이 시각, 어린이 수준으로 관람하는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 열심히 놀기만 하려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문화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문화교실이다. 눈높이 도자기교실에 참가하는 초등학생들은 아마도 학교에서 미처 깨우치지 못했을 조상들의 삶과 문화를 해석하는 눈이 트일 것이다.
이곳은 ‘주입식’ 교육을 가급적 배제하려는 것이 특색이다.
인천시립박물관 배성수 학예사는 “말로만 들었지 실제 상감청자에 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려 한다”며 “공부하러 가는 박물관이 아니라 심심할 때 놀러오는 박물관”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시간은 40분이며 이론 및 시청각 교육에 이어 전시실의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는 순서로 진행된다. 상감청자에 대한 설명은 자원봉사단원 중 어린이와 호흡을 잘 맞춰온 전시유물해설사가 맡게 된다.
이런 눈높이 교육을 받은 아이라면 ‘청자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상감청자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어떤 무늬를 새겨 넣었을까요? 무엇 때문에 발전하지 못했을까요?’ 등의 물음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박물관측은 매주 일요일 오후 1∼3시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전시유물을 해설해주고 있다.
김미혜 (40·현대아동문학작가회·kimmihae4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