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해병 1사단 연병장. 2박 3일 동안의 ‘해병대 병영체험’을 마친 국제장애인협회(회장 안철수·安撤洙) 소속 장애인 324명과 자원봉사자 209명 등 530여명의 얼굴은 ‘지옥같은’ 해병훈련을 이겨낸 뿌듯함이 가득했다.
이번 병영체험은 10월 부산에서 열리는 ‘2002 부산 아태장애인경기대회’를 앞두고 대회성공을 기원하는 뜻에서 마련됐다. 1급 지체장애인 40명도 휠체어를 타고 예외없이 훈련에 참가했다.
‘팔각모 사나이’ 등 해병대 노래를 배우면서 시작한 병영체험은 부대 인근 해수욕장에서 상륙용 고무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훈련과 기초 유격훈련 등으로 이어졌다. 퇴소 전날 밤에는 해병장병과 장기자랑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장애인 대표인 안 회장(65)은 “의기소침해지기 쉬운 장애인들에게 이번 해병체험은 큰 용기를 주었다”며 “이번에 익힌 정신무장으로 10월 장애인경기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정재연(鄭在娟·28·여 ·부산시)씨는 “전에는 해병대 아저씨들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친근감이 생겼고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