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택시에 치인 20대女 옷끼여 2.5km가고도 멀쩡

  • 입력 2002년 7월 23일 18시 34분


택시에 치인 20대 여자가 옷이 택시에 낀 채 2㎞를 넘게 끌려 다녔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22일 오후 11시경 서울 양천구 목동 길가에서 곽모씨(27·여)가 택시운전사 이모씨(60)가 모는 EF쏘나타 택시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곽씨는 사고 직후 옷이 택시 밑바닥과 머플러 등에 끼는 바람에 인근 구로구 구로동 M아파트 앞까지 약 2.5㎞를 끌려갔다가 차가 신호 대기를 위해 정지한 사이 신음소리를 들은 운전사 이씨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곽씨는 골반뼈가 부러지고 두피가 찢어지는 등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사 이씨는 “운전 중에 갑자기 뭔가를 넘어가듯 ‘덜컥’하는 소리가 났으나 돌멩이나 나무토막을 밟고 지나간 줄 알았다”며 “신호 대기 중에 신음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젊은 여자가 차 뒤에 매달려 있었다”고 말했다.

목격자 문모씨(42)는 “웬 젊은 여자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드러누웠는데 그 위를 택시가 깔고 지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술김에 길에 누운 곽씨를 택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폭우로 택시가 천천히 달린 데다 빗길로 인해 도로와의 마찰이 적어 목숨을 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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