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날마다 기록 경신’〓25일부터 중부지방은 불볕더위가, 남부지방은 후텁지근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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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인천의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를 기록하는 등 중서부지방을 중심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27일에도 전북 전주의 수은주가 36.2도까지 오르고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에 근접하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또 이날 전주의 아침 최저기온이 28.5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전국이 열대야 〓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27.3도로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사흘째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 28일 저녁 9시 기온이 31.5도에 달한데 이어 밤 11시에는30도를 기록하는 등 한밤중에도 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을 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7.3도로 아침 최저기온으로서올들어 가장 높았다.
특히 서울 주요 도심지역에서는 `열섬현상'까지 겹치면서 28일 저녁 7시 기온이33.1도를 기록한 이래 8시 32.1도, 9시 31.5도, 10시 30.9도, 11시 30도 등으로 한밤중 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례적인 폭염을 기록했다.
서울외에도 인천의 아침 최저기온이 25.9도, 군산 25.8도, 수원.전주 25.7도,대전.동두천 25.4도, 춘천 25.3도, 부여 25.2도, 청주.정읍 25도 등을 보여 무더위가 한밤중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이에따라 시민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채 한강 둔치나 대형 의류상가, 심야극장등을 찾아 밤늦게까지 더위를 식혔다.
이같은 이례적 무더위는 태풍이 물러가고 남쪽으로부터 무더운 공기가 한반도상공에 유입된데다 동풍에 의한 `푄 현상'까지 겹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비소식이 없는데다 맑고 일사량이 많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한낮의 무더위와 열대야 현상이 다음달 초순께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여름철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곳곳에서 정전사태=폭염으로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정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8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7단지 21개동 중 4개동에정전사고가 발생, 600여가구 주민들이 무더위속에 선풍기나 에어컨 등 냉방용품을사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전력측은 무더위로 전기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아파트 구내 변압기 과부하로정전된 것으로 보고 현재 복구작업을 진행중이다.
앞서 이날 오후 9시20분께 서울 강북구 번2동 주공아파트 2단지 11개동 중 5개동에서도 과부하로 보이는 변압기 고장으로 전기공급이 끊겨 현재까지 복구가 되지않아 주민 450세대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오후 10시15분께 서울 성북구 정릉2동 경남아파트 5개동에서는 과부하로 전기공급이 끊겨 정전됐다 1시간45분만인 이날 자정께 완전복구됐다.
이와함께 오후 8시58분께 서울 동대문구 휘경1동 주택가 100여가구와 오전 9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 주택가 400여가구에서도 전력사용 급증에 따른 정전이 발생, 각각 복구됐다.
이밖에도 서울시내에는 이날밤 주택가 변압기나 가정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인입선 등이 과부하나 무더위로 인해 녹아 내리거나 터지는 바람에 1~2가구 정도의 소규모 정전사고도 수십건씩 곳곳에서 잇따랐다.
한전 관계자는 "정전발생 아파트의 대부분은 10여년 이전에 지어진 것으로 아파트 구내에 설치된 변압기의 용량은 현재 사용하기에는 턱도 없다"며 "주민들이 조금만 부담해 변압기 용량을 늘리면 정전사태는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인〓기상청 관계자는 “제9호 태풍 펑셴이 물러가고 남쪽으로부터 무더운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으며 동풍에 의한 푄현상이 지속돼 중서부지방을 중심으로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남부지방의 경우 태풍의 영향으로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쪽에서 더운 기운이 몰려와 사우나 같은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
특히 밤새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은 도시의 경우 냉방기구와 자동차에 의한 열기에다 한낮의 강한 열을 받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밤에 이를 뿜어내는 복사열이 더해져 밤의 온도를 높였다.
▽전망〓기상청은 8월 상순까지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태풍의 영향으로 비와 흐린 날씨가 이어졌던 남부지방도 27일 제9호 태풍 펑셴과 제11호 태풍 퐁웡이 모두 소멸함에 따라 불볕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한편 사상 초유의 무더위가 이어진 94년의 경우 부산지역에서 7∼8월에 걸쳐 41일간 열대야 현상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8월 중순 이후에는 한두 차례 다소 많은 비가 올 수 있겠으며 1, 2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고 예보했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