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환경가치는 1조원 이상… 생태경제硏 분석

  • 입력 2002년 7월 30일 19시 21분


최근 불교계와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지돼 있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구간(4.6㎞)에 도로를 개설할 경우 1조6000억원이 넘는 사회적 환경적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기 의정부시로 우회하는 도로를 건설(7000억원 추정)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건설비가 든다는 전문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생태경제연구회(회장 조승헌 박사)는 30일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구간과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우회 노선에 대해 환경가치를 고려한 경제성 분석을 한 결과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시 추가로 소요될 사회환경적 비용이 1조6045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2001년부터 20년간 북한산의 ‘사용가치’(등산과 공기정화 등 산의 이용가치) 총 3601억원에다 ‘보존가치’(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보존됨에 따른 간접적인 가치) 1조2444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연구회는 일부 학자들이 1999년을 기준으로 조건부가치측정법(CVM)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타난 북한산국립공원의 보존가치인 1인당 연간 1만6198원, 사용가치 1만1439원을토대로 이를 다시 2001년 가치로 환산한 뒤 연도별 북한산 입장객 수, 연도별 인구, 조정계수, 경제성장률을 곱해 이 같은 결과를 산출했다고 말했다.

회장인 조 박사는 “차량운행비 절감, 운행시간 단축, 교통사고 감소 등 사회적 편익은 국립공원 노선과 우회 노선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제했고 국립공원에 관통도로가 개설됨에 따라 이용가치는 50%, 보존가치는 3분의 2가 훼손된다고 가정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북한산의 가치를 따질 때 서울 시민만을 대상으로 추산했으며 수락산과 불암산의 환경비용도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환경가치는 2조원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결과는 북한산 관통도로 중 문제가 된 사패산 구간 외에는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기 때문에 우회도로를 처음부터 새로 건설할 경우 비용이 이중으로 든다는 점은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일산∼퇴계원을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36.3㎞)는 도심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데 이중 4.6㎞가 북한산을 관통함에 따라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착공돼 2006년 완공될 예정인 이 고속도로의 총 사업비는 2조3384억원이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