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태경제연구회(회장 조승헌 박사)는 30일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구간과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우회 노선에 대해 환경가치를 고려한 경제성 분석을 한 결과 국립공원 관통도로 건설시 추가로 소요될 사회환경적 비용이 1조6045억원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2001년부터 20년간 북한산의 ‘사용가치’(등산과 공기정화 등 산의 이용가치) 총 3601억원에다 ‘보존가치’(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보존됨에 따른 간접적인 가치) 1조2444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연구회는 일부 학자들이 1999년을 기준으로 조건부가치측정법(CVM)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타난 북한산국립공원의 보존가치인 1인당 연간 1만6198원, 사용가치 1만1439원을토대로 이를 다시 2001년 가치로 환산한 뒤 연도별 북한산 입장객 수, 연도별 인구, 조정계수, 경제성장률을 곱해 이 같은 결과를 산출했다고 말했다.
회장인 조 박사는 “차량운행비 절감, 운행시간 단축, 교통사고 감소 등 사회적 편익은 국립공원 노선과 우회 노선간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전제했고 국립공원에 관통도로가 개설됨에 따라 이용가치는 50%, 보존가치는 3분의 2가 훼손된다고 가정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북한산의 가치를 따질 때 서울 시민만을 대상으로 추산했으며 수락산과 불암산의 환경비용도 계산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환경가치는 2조원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결과는 북한산 관통도로 중 문제가 된 사패산 구간 외에는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기 때문에 우회도로를 처음부터 새로 건설할 경우 비용이 이중으로 든다는 점은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일산∼퇴계원을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36.3㎞)는 도심 교통정체를 해소하고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데 이중 4.6㎞가 북한산을 관통함에 따라 불교계와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착공돼 2006년 완공될 예정인 이 고속도로의 총 사업비는 2조3384억원이다.
정성희기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