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官주도 영호남 교류 ‘거품’이었나

  • 입력 2002년 7월 30일 19시 45분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 봇물을 이뤘던 관(官)주도의 ‘영호남 교류사업’들이 시들해졌다는 지적이다.

경남 하동군과 함양 산청군, 전남 곡성 구례군, 전북 남원시 장수군 등 7개 단체장들은 98년 10월 ‘지리산권 자치단체장 협의회’를 만들고 몇차례 회의를 열었으나 최근에는 아예 모임을 갖지 않고 있다. 또 분기별 1회씩 내기로 했던 ‘지리산권 소식지’도 발간하지 않는다.

지난해 6월에는 경남지방경찰청 주관으로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 청학동에서 경남과 전남지역 초등학생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호남 명예경찰 포돌이 포순이 소년단 합동캠프’를 열고 매년 두지역을 오가며 행사를 열기로 했으나 올해는 계획이 없다.

2000년 2월 경남 고성에서 영호남 지역 4개 경찰서 직원 150명이 참석, 축구 경기 등을 갖고 매년 양지역을 오간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정기적인 교류는 끊긴 상태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시장과 전북 전남 경북 경남도지사 등은 98년 “국가의 재도약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단합과 결속이 절실하다”는 선언문과 함께 ‘영호남권 시도지사 협력회의’를 발족시켰다. 이들은 △시도 문화제 행사시 초청 △영호남 수학여행 상호교류 △도지사 교환특강 등을 추진키로 했으나 실적은 미미하다.

다만 2000년 3월 협력회의가 설립한 ‘동서교류 협력재단’은 영호남 청년작가 미술교류전과 영호남 청소년 수련캠프, 영호남 장애인 맞선행사 등을 꾸준히 열고있다.

2000년 4월에는 경남도의 제의로 경남 하동군과 전남 광양군을 돌아오는 ‘영호남 친선 역전경주대회’를 열었고 지난해는 전남 광양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9월초 경북에서 대회를 열 계획이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낮은 편이다.

이밖에 함양과 남원경찰서 등 지리산권 경찰서장들이 가지던 모임도 아예 열리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상당수 기관장들이 즉흥적으로 행사를 준비한데다 각종 선거 과정에서 정치권이 지역정서를 자극한 것도 화합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게 한 원인중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함양〓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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