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박대통령 아산별장 문화재 지정을”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 별장으로 불리는 충남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 이모씨(41) 소유의 주택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아산시는 1983년 마련된 도시계획에 따라 이 주택의 부지를 가로지르는 넓이 8m의 소방도로 공사를 10일경 착공하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잠정 보류했다고 31일 밝혔다.이 소방도로는 주택 자체를 훼손하지는 않지만 부지의 중간을 통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별장’을 훼손하는 셈이다. 1441평 대지에 93평의 본채와 부속 건물로 이뤄진 이 주택은 박 전 대통령의 고향 친구이자 장군 출신인 최모씨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해 77년 지은 건물. 최씨 아들이 상속 받았지만 사업 부도로 경매로 넘어가 금년 초 입찰에서 이씨가 6억5000만원에 낙찰 받았다.

이 주택에는 박 전 대통령이 충무공 탄신일 기념행사나 삽교호 및 아산만방조제 건립 공사 현장 방문 때 수행원들과 함께 자주 들렀고 전용 침대와 소파 집기류 등이 남아 있다.

강희복(姜熙福) 아산시장도 최근 이 지역을 순시하다가 “별장을 보존해 관광 자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민 건의를 받고 일단 공사를 중단시킨 뒤 보존 대책을 지시한 상태. 하지만 이 별장이 현재 문화재 등 가치있는 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아 도시계획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소유주인 이씨가 재산권 제한 등을 이유로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아산시 관계자는 “주택을 매입해 관광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예산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