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朴容晟 ·사진) 회장은 1일 방용석(方鏞錫) 노동부 장관에게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관련 공개 서한을 보내고 “노동계의 주장에 밀려 기업현실과 국제기준에 크게 벗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경제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게 될 것”이라면서 “노는 제도를 국제기준에 맞추려면 일하는 제도도 국제기준으로 하라”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이 서한에서 “지난번 노사정위원회의 막바지 협상에서 정부가 ‘연월차 수당도 임금보전 대상에 포함된다’는 유권해석을 들고 나온 것은 눈 가리고 아옹”이라고 비판했다. 말로는 불합리한 휴가제도를 없앤다고 해놓고 기업들에게 돈으로 다 보상하라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 비용을 전적으로 기업이 부담하게 되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이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면서 “현재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거나 국내 투자를 망설이는 것은 상당부분 비합리적인 근로기준제도와 관행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 제도로 주5일 근무를 하게 되면 휴일이 26일이나 늘어나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휴일이 많은 나라가 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주장. 따라서 경조사 휴가, 하계특별휴가 등 다양한 약정휴가와 법정 공휴일을 조정하는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의 주40시간 근무 합의안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제도는 전혀 고치지 않고 휴일만 늘린 것으로, 제조업에서는 전혀 참고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설령 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정부의 입법안은 앞으로 주 40시간 근무제 논의의 또 다른 기준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 입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