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애로 여중생 치어”… 검찰, 美장갑차 사고 발표

  • 입력 2002년 8월 5일 18시 14분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미군 장갑차에 치여 여중생 2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검찰은 사고 당시 장갑차 운전병인 마크 워커 병장과 선임 관제병인 페르난도 니노 병장 사이의 통신장비인 CVC헬멧의 소음방지용 스펀지와 고무가 떨어져 나간 데다 두 병사의 통신을 중계하는 통신용 증폭기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제병인 니노 병장이 당시 두 여중생이 걸어가는 것을 발견하고 정지할 것을 무선으로 운전병 워커 병장에게 4차례 지시했으나 소음 때문에 이를 알아듣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박윤환(朴允煥) 차장검사는 “관제병이 여중생을 발견하고 무선통신으로 경고했으나 통신장비의 잡음으로 운전병이 이를 알아듣지 못한 것이 사고의 직접원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마주오던 다른 장갑차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방향을 틀면서 사고가 났다는 시민단체 등의 주장과 관련해 “장갑차의 속도는 8∼16㎞의 저속이라 갓길을 가고 있던 여중생을 치지 않고도 정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차장검사는 “재판권을 넘겨받으면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운전병과 관제병을 기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재판권이 넘어오지 않으면 검찰조사 결과를 미군측에 통보해 재판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중학교 2학년이던 신효순양(14)과 심미선양(14)은 6월 13일 오전 경기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에서 갓길을 걸어가다 훈련 중이던 미2사단 44공병여단 소속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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