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씨 본안심리 美서 열려

‘국세청 불법 선거자금 모금사건’의 주역인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신병 인도 재판 본안 심리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의 서부 연방지법에서 열렸다.

한국법무부 관계자는 “재판부가 그동안 5차례에 걸친 예비 심리 과정에서 이씨의 인도를 불허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밝혀왔고 인도 재판의 성격상 시간을 끌 필요도 없다는 뜻을 비쳐온 만큼 오늘 심리에서 결심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결심이 이뤄지면 재판부는 통상 2, 3주 안에 이씨의 인도 여부에 대한 선고를 내리게 되며 신병 인도가 확정되면 미 국무부는 30일 이내에 송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씨는 그러나 신병인도 재판과 별도로 미국법상 구금 상태인 피의자가 제기할 수 있도록 보장된 ‘인신보호영장제도’(증거 없이 수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를 이용해 재판을 고의지연시킬 가능성도 있어 실제 송환시기는 불투명하다.

97년 대선 직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였던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위해 24개 기업에서 166억7000여만원의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씨는 검찰 수사를 피해 98년 8월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올 2월 15일 미시간주 오키모스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그랜드래피즈(미시간주)〓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