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최고 혼잡지역 구월동에 백화점…차 대란 '불 보듯'

  • 입력 2002년 8월 5일 21시 31분


인천 남동구 구월 1동 일대에 ‘교통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변 도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공서와 백화점, 대형 상가 등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교통흐름 개선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어 교통난 심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교통대란 징후〓일요일인 4일 오후 5시경 구월 1동 6차선 도로. 개점을 앞둔 롯데백화점 구월점 정문 앞의 도로 정비공사로 복합영화상영관인 CGV 방면으로 향하던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일대에서는 16일 지하 6층, 지상 9층, 대지면적 12458.7㎡ 규모의 롯데백화점이 문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10월 중에는 이 백화점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하 2층, 지상 10층 연건평 7557평 규모의 인천지방경찰청 신청사가 준공된다.

또 5∼15층 높이의 대형 주상복합상가 17곳에 대한 공사가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곳으로부터 반경 1㎞ 내에는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등 운수시설, 은행 보험 등 금융기관, 신세계인천점과 까르푸 등 대형 유통기관 등의 교통유발 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이 일대는 평소에도 교통혼잡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뒷북 행정〓교통상황이 악화되자 인천시와 남동구는 뒤늦게 교통소통 개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올 3월에서야 인천발전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9월경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 일대 주요 간선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할 방침이다.

남동구 또한 이면도로 교통난을 해소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내년으로 미룰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무원칙한 도시계획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인근 주민과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미래 교통증가량에 대비해 적절한 규모의 간선도로를 건설한 뒤 이에 걸맞는 건축허가를 내주어야 했으나 시는 도로능력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식으로 대형 건축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교통난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인근 삼환아파트 주민 백모씨(39)는 “1997년 신세계 인천점이 문을 열 때도 일주일 동안 백화점측이 각종 행사를 벌이는 바람에 차를 몰고 가다 집 앞에서 20여분간 신호를 기다렸다”며 “도로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건축허가를 남발해 주민들에게 불편을 감수하라는 식의 행정이 어디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책은〓시와 구는 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인천종합버스터미널∼경찰청∼까르푸 1.5㎞ 구간, 건설회관∼가구상가∼인명여고 앞 1.5㎞구간(연수구 방면), 남구 관교동 일대와 남동구 구월동 일대 이면도로를 일방통행로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지역 일부 상인들은 ‘생존권 침해’라며 일방통행로 지정에 반대하고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 관계자는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일방통행로를 지정하려 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일부 민원을 제기돼 일방통행로 지정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할 남동경찰서는 9월경 대한상호신용금고∼국민연금인천회관∼SK텔레콤 교환국∼롯데구월점 1㎞ 구간을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고시할 예정이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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