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총리 금연구역서 흡연 ‘눈총’

  • 입력 2002년 8월 9일 23시 45분


‘부총리님, 교실 안에서 피우는 담배 맛이 더 좋나요.’

이상주(李相周)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금연구역인 학교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워 빈축을 사고 있다.

3월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교육여건개선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지방을 순시하고 있는 이 부총리는 8일 충북 청주시를 방문, 교동초등학교 1학년6반 교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부총리는 학부모 교사 운영위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부 주요 시책을 설명하다 “일정이 바빠서 제대로 쉬지 못했다. 금연교육 총수가 담배를 피워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담배 2개비를 잇따라 피웠다.

이 부총리가 담배를 빼어 물자 미리 재떨이를 준비하지 못했던 이 학교 교장은 급히 창고에 있던 재떨이를 가져다 줬다.

충북도 교육청은 도내 모든 초중고를 3월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상태. 금연구역 지정 이후 이 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담배를 끊었으며 애연가인 3명의 교사들은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학교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실정이다.

중학교 교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9일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30여년간 담배를 피워오다 금연구역으로 지정이 된 뒤 고생이 많았는데 부총리께서 한가닥 희망을 심어주셨다”며 “개학하면 수업 중에 아이들 앞에서 구수한 냄새를 풍겨야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청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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