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인 서울경마장 구내식당 주인 강모씨(62)는 “관람석 5층 난간에 양복 차림의 남자가 매달려 있다가 떨어져 달려가 보니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경마가 열리지 않아 사고가 일어난 5층에는 상주 직원 외에 관람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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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평가없이 퇴직강요" 증언 |
김씨는 마사회 인력구조조정이 이뤄지기 직전인 98년 9월17일 기획과장에서 인사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인력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했다.
김씨는 본보가 마사회 구조조정이 정치성향과 출신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마사회 내부 문건 등을 근거로 보도(3월20∼22일자 A1·3면 등)한 이후 해직된 직원들에 의해 오영우(吳榮祐) 전 회장 등과 함께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돼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김씨는 마사회가 노사 공동으로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에서도 구조조정에 관해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
김씨를 조사했던 마사회 관계자는 “김씨가 조사를 받으면서 여러 번 ‘죽고 싶다’고 말했으며 ‘지난 3년간 살아도 산 게 아니었고 너무 양심에 가책이 되고 힘들었다’고 진술했다”며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해서 검찰에 데려다 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진상조사위에서 김씨는 마사회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직전인 98년 9월 초 당시 기획실 조모 부실장과 노조위원장, 이모 비서실 계장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자 등을 논의했으며 당시 거론된 10명이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또 “잘못된 구조조정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당시 구조조정으로 해직된 직원들이 받은 고통에 대해 마음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제 과오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다시는 이런 불행이 회사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검찰과 마사회 자체 조사를 받으면서 상당히 괴로워했다는 가족의 진술과 부인이 유방암으로 3년째 투병 중인 점 등으로 미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나 정확한 자살 동기를 조사 중이다. 김씨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고교 1년생 딸(16)이 있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