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화속 의좋은 형제, 동상으로 만난다

  • 입력 2002년 8월 18일 18시 17분


‘추수가 끝난 가을 밤. 형은 동생이 새 살림을 시작했으니 필요한 것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동생은 거꾸로 형이 식구도 많고 제사도 많이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양식이 충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형제는 고심 끝에 서로에게 양식을 보태주기 위해 밤중에 자신의 볏단을 몰래 나르다 도중에 만나 감격한 나머지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갑자기 나타난 달이 부둥켜 안은 두 형제를 밝게 비춘다.’

충남 예산군은 어린 시절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기리기 위해 ‘의좋은 형제상’(사진)을 제작해 대흥면사무소 인근 공터에서 21일 제막식을 갖는다. 동상은 두 형제가 볏단을 나르다 도중에서 만나는 장면을 실물보다 1.5배 큰 2.5m의 높이로 만들어졌다.

예산군이 의좋은 형제상을 건립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두 형제가 단순히 전래 동화의 주인공이 아니라 고려시대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살던 실제 인물인 이성만 이순 형제이기 때문.

의좋은 형제상 주변에는 조선조 연산군이 두 형제의 효심과 우애를 기려 세워줬다는 ‘효제비’(충남도지정 유형문화제)도 설치돼 있다.‘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이 지역에 사는 이성만 이순 형제가 효성이 지극할 뿐아니라 아침에는 형이 아우 집으로, 저녁에는 동생이 형의 집으로 찾았으며 한가지 음식이 생겨도 서로 만나지 않으면 먹지 아니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예산군 관계자는 “동상 주변을 ‘의좋은 형제 공원’으로 조성하고 ‘의좋은 형제상(賞)’도 제정해 관광상품화 해 가족간의 화합을 강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예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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