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도 대학 지역할당제 논란

  • 입력 2002년 8월 26일 16시 34분


저소득층 대학교육 확대를 위한 영국 정부의 공립학교 및 지역 할당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4일자)가 보도했다.

대학 재정지원을 총괄하는 영국 고등교육재정위원회(HEFCE)는 2001년 명문가 자녀가 많은사립고 출신이 명문대를 독식하는 관행을 깨기 위해 '참여 확대를 위한 프리미엄' 조치를 발표했다. 각 대학의 공립학교 출신학생의 입학비율 달성치를 공시하고, 저소득층 거주지 출신 학생 입학시 5%씩 추가 재정지원을 하는 내용이다.

이는 2000년 중하위층 출신 로라 스펜서양이 옥스퍼드대 입학을 거절당한 뒤 미국 하버드대 장학생으로 선발된 사실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명문대 엘리트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진데 따른 것. 교육지원단체 서튼 트러스트에 따르면 영국 상위 13개 명문대를 조사한 결과 상류층 입학비율이 하류층의 25배에 달했을 정도.

이 제도는 지난해 상위 6개 명문대의 공립교 출신 선발비율이 99년의 59%에서 63%로 높아지는 등 효과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거주지 정보만으로 보조금을 차등화하는 제도상 허점을 이용, 주소지 정보를 몰래 사들여 마구잡이로 입학시키고 있다.

리버풀 대학 앨런 스미서스(교육학) 교수는 "학생들이 (실력에 따라 선발되는) 정당한 권리를 빼앗기고 대학들은 우수 학생을 찾는데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우수 인재 양성에 실패한 공립학교 교장들에 보상하겠다는 정책은 교육의 질만 낮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옥스브리지'의 엘리트주의를 타파하는 것과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부모들이여, 자식들을 사립학교에 보내되 다만 가난한 동네에 집을 사라"고 비판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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