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노조 배일도 위원장 공기업 사장들에 강연

  • 입력 2002년 8월 26일 17시 45분


“과거 노동운동의 최대 구호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였지만 지금은 ‘고용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제일 많지요. 구조조정의 대책은 노조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서울지하철공사노조 배일도(裵一道·TKWLS·사진) 위원장이 26일 서울의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공공부문 최고경영자(CEO) 연찬회에서 CEO 160여명 앞에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시대에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강연을 했다.

노동부 주최로 열린 이날 연찬회에는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 등도 강사로 참석했다.

배 위원장은 “올해 초 발전노조의 장기파업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석탄 등 화석연료를 때는 발전 방식은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노사정(勞使政) 모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그는 “과거와 같은 투쟁적인 노동운동 방식은 상시적인 구조조정 자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구조조정을 반대해 2000년 12월 금융산업노조가 파업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대신 소방산업을 예로 들어 화재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진화 속도도 빨라졌지만 구급 구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소방인력이 1만명 선에서 4만3000명 선으로 늘어났고 누구도 이 같은 증원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의 압력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업종 전환이나 대체직종 창출 등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간에 신뢰와 합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끝으로 “1999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더 이상 과거의 투쟁식 노조운동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해 오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고 있다”며 “그러나 신뢰와 합의가 진정 노조를 위한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