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공사노조 배일도(裵一道·TKWLS·사진) 위원장이 26일 서울의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공공부문 최고경영자(CEO) 연찬회에서 CEO 160여명 앞에서 구조조정이 일상화된 시대에 노동운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강연을 했다.
노동부 주최로 열린 이날 연찬회에는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과 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 등도 강사로 참석했다.
배 위원장은 “올해 초 발전노조의 장기파업은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석탄 등 화석연료를 때는 발전 방식은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노사정(勞使政) 모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그는 “과거와 같은 투쟁적인 노동운동 방식은 상시적인 구조조정 자체를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구조조정을 반대해 2000년 12월 금융산업노조가 파업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대신 소방산업을 예로 들어 화재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진화 속도도 빨라졌지만 구급 구조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소방인력이 1만명 선에서 4만3000명 선으로 늘어났고 누구도 이 같은 증원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의 압력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업종 전환이나 대체직종 창출 등을 추진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사간에 신뢰와 합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끝으로 “1999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더 이상 과거의 투쟁식 노조운동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이를 실천해 오면서 어려움도 많이 겪고 있다”며 “그러나 신뢰와 합의가 진정 노조를 위한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