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 신의고는 2월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폐교돼 경기 시흥시 서해고에 특별학
급을 설치, 60여명의 학생들을 수용토록 했다. 또 서울 동명상고의 경우도 모기업의 업종 변경으로 98년 문을 닫았다.
학생수 감소로 인한 폐교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 대덕여고는 한때 학년당 8개 학급이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나 지금은 전교생이 50여명에 불과하며 올해는 신입생조차 뽑지 못했다.
경남 양산시 태창정보고도 80년대에 학생수가 1000여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50여명에 그쳐재학생들이 졸업하는 2004년에 폐교될 예정이다.
산업체 부설학교의 잇따른 폐교는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근로 청소년의 수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이들 학교의 교육과정이 학생들의 진학이나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하면서 공부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아직도 상당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산업체 부설학교의 잇따른 폐교는 이들의 교육 기회를 박탈할 우려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산업체 특별 학급에 재학중인 한모양(19·여)은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대학에 가고싶은 마음은 다들 갖고 있다”며 “3학년 때는 실무교육이 대부분이라 진학을 위해서는 따로 공부를 하거나 인문계 야간반을 다니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서해고 장경철(張慶哲) 산업체 부장은 “시대가 변했는 데도 산업체 부설학교의 시설과 내용은 70, 80년대 수준으로 열악하다”며 “어렵게 일하면서 배우는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