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반도체의자´생산 (주)체어텍 ˝매출 30억원…˝

  • 입력 2002년 9월 2일 17시 46분


사무용 의자 제조업체인 인천 남동구 고잔동 ㈜체어텍 안기봉 사장(49)의 일과는 깨알같은 글씨가 적혀 있는 메모장을 뒤적거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10여년간 세계 각국에서 열린 30여차례의 박람회에 참석해 선진국의 신기술 등을 보고 배우며 작성한 이 메모장은 그의 ‘재산목록 1호’. 그는 이 메모장에 적혀 있는 그림과 글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사무용 의자는 ‘인체공학’을 감안해 만든 것으로 의자 팔걸이는 앞뒤 이동과 높낮이 조절 등이 가능하다.

또 등받이는 13도, 시트는 6.5도까지 조정할 수 있어 앉는 사람의 체형에 맞출 수 있다.

월 생산량의 30%(500∼600개)를 국내 유명 가구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 등에 같은 방식으로 월 300∼500개를 수출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생산업체에 납품하는 ‘반도체 의자’를 만들고 있다. 바퀴 등이 우레탄으로 되어 있는 이 의자는 인체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바닥으로 흘려보내는 장치가 되어 있어 반도체 설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월 평균 400여개를 국내 반도체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이 업체는 10월중 출시 예정인 신제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손 받침대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등받이를 앞으로 뒤로 밀 수 있으며 시트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사용이 가능한 의자다.

체어텍이 탄탄대로만을 달려 온 것은 아니다. 1987년 회사를 세운 뒤 1994년과 1997년 등 두차례에 걸쳐 인근 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옮겨 붙어 공장이 모두 타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우차 협력업체와 ‘상생(相生)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대우차 협력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금형 등 기존 설비를 이용해 신제품 의자를 개발하고 있는 것.

이에 따른 설비 이용료 등을 대우차 협력업체에 주고 있다.

안 사장은 “매출액을 지난해 20여억원에서 올해 30여억원으로 늘려 잡았으며 이 중 4억∼5억원을 개발 및 연구비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대우차 협력업체와 신상품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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