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수해 지역에서는 통신마저 끊어져 선적을 못하고 출항하지 못해 생기는 수출 차질액을 집계하지도 못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일 오후 현재 경부선 철도에서는 김천시 용암동∼지좌동 구간의 부산 방면 감천 철교 교각이 유실돼 서울∼부산간 화물열차 운행이 40% 줄었다. 또 영동선은 경북 영주∼강원 강릉 구간이 아예 통제돼 화물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유실된 선로를 복구하는 데는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물류란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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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동해고속도로 모전∼망상 구간과 88고속도로 고령∼함양 구간 등 고속도로 2개 지점과 국도 28개 노선 58곳, 지방도 등 41개 노선 43곳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급한 화물을 우선 운송하고 있지만 복구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운송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철도편으로 부산항까지 수송되는 컨테이너 수출입 화물량은 하루 평균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700여개로 부산항 전체 물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과 경기 의왕시 컨테이너 기지 등을 오가는 하루 화물열차 81편 중 1, 2일 이틀간 각각 40편과 54편만 운행됐다. 이에 따라 부산 신선대와 감만부두 등의 운송업체들은 대부분의 물량을 철도 대신 고속도로를 이용해 트레일러로 수송했다.
전남 광양컨테이너 부두에서도 이번 태풍으로 지난달 31일부터 1일 오전까지 선적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미주 지역으로의 수송이 지연되는 등 수출입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철도 수송 의존도가 높은 시멘트와 무연탄 업체들은 복구가 지연되면 큰 피해가 예상된다.
동해 연안에 위치한 쌍용양회 홍보실 백승민 차장(41)은 “시멘트를 옮기는 전용 철도 레일이 끊어져 수송이 중단됐다”면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유류 등 물품 반입도 끊겨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라시멘트 백종식 부장(48)은 “최장 1주일 정도 버틸 수 있는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는데 복구기간이 길어지면 품귀현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택배업계도 수해 지역으로의 물품 배송이 중단되는 등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
LG상사 등 종합상사들은 철로 복구가 늦어질 경우에 대비해 철도편으로 운송하던 수출물량을 우회도로를 이용해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나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예비비 수해 우선 지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MBC 수재민돕기 생방송에 출연해 “정부는 이재민 피해에 대해 최대의 지원을 할 생각이다”며 “지난번 경남지역 수해와 이번 태풍 피해에 대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고, 필요하면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돕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단 예비비로 수해대책 예산을 지원한 뒤 전체적인 피해 규모와 복구예산을 파악해 추경예산 편성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