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자원봉사자 20여명은 1일 강릉 지역의 수해 소식을 전해듣고 곧바로 자신들의 일은 모두 제쳐두고 서둘러 강릉으로 출발했다. 폭우로 고속도로가 막혔다는 소식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폭우와 싸우며 어렵게 도착한 강릉시 내곡동. 이미 주위는 어두워졌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참혹했다. 이들은 곧바로 캠프를 차리고 준비해간 컵라면과 생수, 옷가지 등을 수재민들에게 나눠주며 복구 활동에 들어갔다.
여름 휴가를 수해복구 현장에서 보내고 있는 공무원, 중요한 상담을 모두 미루고 현장으로 달려간 사업가,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들은 한결같이 고된 일과에도 불구하고 쉴 틈도 없이 수해 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휴가를 내서 수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간 선거관리위원회 박시완(朴時完·45) 관리계장은 3일 “그 어느 때보다 보람되고 의미 있는 휴가를 보내고 있다”며 “이웃들에게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봉사단장 조현삼(曺顯三) 목사는 “수돗물이 안 나와 식수가 부족한 데다 무너진 집도 수리해야 하는 등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며 “현지 교인들과 어린아이들까지 거들고 있다”고 전했다.
강릉시 의사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의료지원반 60여명도 며칠째 수해지역을 돌며 의료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주민들이 복구활동에서 돌아오는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강릉시 노암동 경포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임시 진료소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외과 전문의 주수호(朱秀虎)씨는 “약품이 많이 부족했으나 지금은 공급이 원활해져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며 “이제는 노약자들을 중심으로 수해 후 발생하기 쉬운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삼성생명 하나은행 등 기업 임직원들도 수재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고 수해현장에서 수재민들과 함께 복구 활동을 돕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