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구중 1가구 '남의 집'서 살아…자녀 평균 1.5명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48분


전국의 주택 수는 전체 가구 수와 비슷해 주택보급률은 거의 100%지만 정작 내 집을 갖고 있는 가구는 절반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주택정책은 이미 공급된 주택을 제대로 분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암 △순환기계 질환(고혈압 심장병 등) △사고사 등으로 이들 질병을 예방한다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13년 더 늘어 85세, 여자는 8년 더 늘어 87.2세까지 살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중국의 조선족 인구가 앞으로 50년 후에는 절반 정도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등 해외 교포사회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한국의 인구 및 주택’에는 한국 사회 각 분야의 독특한 현상에 대한 통계결과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주택보급 확산〓한국의 총 주택 수는 1970년 443만호에서 2000년에는 1147만호로 30년 만에 2.6배로 늘었다.

1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주택 수의 비율인 주택보급률은 70년에는 79.5%에서 85년 71.7%로 줄었다가 80년대 후반 이후의 ‘주택 200만호 공급계획’ 등의 영향으로 2000년 96.2%로 높아졌다.

그러나 전세나 월세가 아닌 ‘내 집’을 갖고 있는 비율인 자가(自家) 거주율은 1970년 71.7%에서 90년에는 49.9%까지 떨어졌다. 이후 다소 회복됐으나 2000년에도 54.2%에 머물렀다. 두 집꼴로 한 집만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김재익 계명대 교수는 “이 통계는 주택정책이 이미 공급된 주택을 잘 분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출산율 낮아 출산장려정책 펴야〓여성 한 명이 가임(可姙) 기간에 평균적으로 낳는 자녀수인 출산율은 1910∼1960년에는 6.3명으로 거의 고정됐다. 이후 가족계획이 도입되면서 1970년에는 4.5명으로 떨어졌고 피임약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75년 이후에 더욱 낮아져 2000년에는 1.5명까지 줄었다.

김두섭 한양대 교수는 “한국의 출산율이 부모 수인 2명도 안 되고 미국 등 선진국들보다 낮아 이제는 출산장려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대 질병 예방하면 남자는 13년 더 살아〓2000년 현재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악성 신생물(암), 순환기계 질환(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 등 주로 성인병), 각종 사고로 나타났다. 1966년에는 폐렴, 결핵, 중추신경계 질환이 사망원인 1∼3위였다.

현대인의 3대 사망원인은 대체로 평소 운동이나 식사조절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다. 통계청은 이들 3대 사망원인을 빼면 1999년 기준으로 남자는 평균수명이 13.28년 늘어 85세, 여자는 7.95년이 늘어 87.2세가 된다고 설명했다.

1966년에는 결핵 독감 홍역 등도 10대 사망원인에 포함됐으나 30여년이 지나면서 이들 병은 빠지고 자살 사고 간질환 등이 추가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사망률은 뚜렷이 낮고 그 차이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35∼44세 남성의 경우 1970년 초등학교도 가지 않은 사람들의 사망률이 초급대학 이상을 졸업한 사람들의 사망률보다 4배나 높았다. 2000년에는 이 격차는 12배로 벌어졌다.

▽3대 종교의 ‘과점화 현상’ 가속〓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3대 종교 신자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남성의 경우 85년 종교별 인구비율이 △불교 20.1% △개신교 14.5% △천주교 4.2%였으나 95년에는 △불교 23.3% △개신교 17.7% △천주교 6.0%로 높아졌다. 반면 무종교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59.0%에서 51.7%로 낮아졌고 여성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지역별로 불교는 영남(부산 대구 경북 경남)에 전체 신자의 43.5%가 살고 있으나 천주교와 개신교 등 넓은 의미의 기독교는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전체 신자의 58.1%가 집중돼 있다.

연령별로도 ‘선호 종교’가 달라 불교는 50대(34.9%)에 가장 많았으며 개신교는 19세 미만(23.0%), 천주교는 40대(7.6%)가 가장 많았다.

▽위기의 해외 한인 사회〓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주는 △돈을 벌기 위한 다른 지역 이동 △조선족 여성의 한국 남성과의 결혼 △낮은 출산율 등으로 조만간 자치주로서 위상을 잃고 조선족 인구도 50년 후에는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 전망이다.

재일동포도 혼인을 통한 귀화와 2, 3세대의 일본 국적 취득으로 계속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90%를 넘던 일본내 외국인 중 재일동포 비율은 현재 50%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재일동포 사회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인의 10대 사망원인 변천
순위1966년1980년1990년2000년
1폐렴악성 신생물악성 신생물악성 신생물
2결핵고혈압성 질환뇌혈관 질환뇌혈관 질환
3중추신경계 질환순환기계 질환심장질환심장질환
4악성 신생물(암)사고운수사고(교통사고)운수사고
5위염, 장염 등심장질환고혈압성 질환간질환
6사고결핵간질환당뇨병
7독감간질환당뇨병만성 하기도 질환
8심장질환기관지염 및 천식호흡기계 질환자살
9홍역폐렴만성 하기도 질환고혈압성 질환
10기관지염자살자살폐렴

(만성하기도 질환은 기관지염 및 천식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기준이 바뀌면서 표현이 달라짐.)

(자료:통계청)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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