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22개 4년제 대학과 25개 2년제 대학의 내년 모집정원은 9만 6000여명. 이에 비해 지역 수험생은 대구 3만 8000여명, 경북 3만여명 등 모두 6만 9000여명으로 지난해 7만 7000여명에 비해 9000여명 줄었다.
따라서 지역 수험생이 전원 지역의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도 2만 7000여명이 부족할 정도로 입학정원과 수험생의 불균형이 심해 단순계산으로 보면 대입경쟁률은 별 의미가 없을 정도. 게다가 수험생중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 지역 대학 재학생중 재수나 편입을 위해 빠져나가는 경우를 포함하면 지역대학의 학생자원 부족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고교와 대학은 대조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고교생들은 대학을 더 까다롭게 선택하려 하고 대학측은 신입생 확보를 위해 특성화 등 경쟁력 키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경쟁력 있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의 구분이 갈수록 드러나 학생들의 대학선택이 더 신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고 정호상(鄭浩相) 교장은 “대학진학률 자체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므로 우수대학에 응시생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했으며, 경북교육청 유권재(兪權在) 중등교육과장은 “수험생 감소는 고교 특기적성교육을 내실있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 대학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 대학관계자들은 지역 수험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더욱 몰리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별 뾰족한 묘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몇몇 총장들은 “그동안 지역대학들이 경쟁력을 키우는 데 소홀했던 점도 있다”며 “세계와 경쟁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수험생에게 비전을 보여주는 것 외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