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위측 관계자 50여명은 15일 오후 서울 청량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 전 의원을 폭행한 미군의 조속한 신병 인도를 미군측에 촉구했으나 주한미군측은 오히려 미군들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14일 오후 6시경 서울지하철 1호선 의정부행 전동차 안에서 경희대에서 열리는 ‘사망 여중생 추모제’에 가던 서 전 의원 일행과 대학생 10여명이 관련 유인물을 돌리던 중 미군 2사단 소속 M 이병(22) 등 미군 3명에게도 유인물을 건넸다는 것.
대학생 등은 이어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M 이병이 영어로 욕설을 퍼부었으며 이에 서 전 의원이 욕을 하지 말라며 손짓을 하는 순간 갑자기 M 이병이 서 전 의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수 차례 때렸다는 것이다. 서 전 의원은 코뼈가 부러지고 눈 위 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어 경희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시민과 대학생 20여명은 전동차가 경희대 인근 회기역에 서자 M 이병 등 3명을 끌어내려 강제로 경희대로 데려가려 했으나 대기 중이던 경찰의 제지로 M 이병만 데려갔다가 오후 8시경 범대위측의 설득으로 경찰에 넘겨줬다.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M 이병은 피의자, 나머지 미군 2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15일 오후 4시까지 미 정부 대표 1명과 함께 다시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는 구두약속을 받고 신병을 미 헌병대에 넘겼으며, 이들은 이날 오후 7시경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한편 주한 미 대사관과 주한미군측은 15일 오후 성명을 내고 “주한미군 3명이 한국의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고 강제납치 당했다”고 주장했다. 서 전 의원은 평민당 국회의원이던 88년 8월 당국의 허락없이 북한을 몰래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90년 8월 징역 10년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으며 99년 2월 사면복권된 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