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학이 살아남으려면

  • 입력 2002년 9월 19일 16시 25분


대입 수험생 숫자가 모집인원을 밑도는 역전현상이 올 들어 현실로 나타나면서 대학들의 ‘살아남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지원자는 67만5000여명으로 전체 대학 모집정원 67만9000여명에 못 미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매년 늘려오던 전문대 모집정원을 6000여명이나 감축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곳은 지방대와 전문대다. 그렇지 않아도 휴학 자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대학은 심각한 재정난으로 자칫하면 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학생 수 감소는 오래전부터 예견돼 왔지만 교육당국은 대학 신설과 학과 증설을 무분별하게 인가하는 등 오히려 모집정원 늘리기에만 치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현재 4년제 대학은 194개, 전문대는 159개교다.

대입 정원 역전현상을 계기로 각 대학은 과감한 구조조정 등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우선 백화점식 교육에서 벗어나 경쟁력 있는 학문분야를 집중 발전시켜야 한다. 기업이 품질 서비스에 승부를 걸 듯 대학도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지방대의 경우 그 지역의 산업적 특성에 맞는 대학으로 육성시키거나 권역별로 대학간 학과간 통폐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교수나 시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찾아야 할 것이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평생학습센터를 만들어 활용하는 등 다른 대학이 관심을 갖지 않는 영역으로 교육내용을 변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문대는 합리적인 교육체계와 실험실습장비 교수진 등을 제대로 갖춰 전문기술인력을 길러내는 튼튼한 교육기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교육당국은 대학별 교육여건을 엄격히 따져 정원을 감축하거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부실 불량 대학은 과감히 퇴출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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