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은 ‘포화상태’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44분


동북아 허브공항을 목표로 5조 6000억원이나 들여 건설한 인천국제공항이 당초 수요 예측을 잘못해 개항 1년반 만에 여객처리시설 확장공사를 다시 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동북아 허브공항을 목표로 5조 6000억원이나 들여 건설한 인천국제공항이 당초 수요 예측을 잘못해 개항 1년반 만에 여객처리시설 확장공사를 다시 해야할 상황에 놓였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여객기가 이륙하기 전이나 착륙한 뒤 대기하는 계류장의 이용률은 승객이 몰리는 피크시간대인 오전 6∼9시와 오후 5∼8시에는 개항 초기부터 시간당 평균 56대로 계류장 가용량 한도인 60대의 93.3%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특히 7∼8월 해외여행 성수기에는 시간당 여객기 이착륙이 70대에 달해 화물기 계류장 등을 임시로 이용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인천공항의 2001년 3월 말 개항 이후 올 8월까지 평균 계류장 사용률은 시간당 44대로 한도용량의 73.3%에 이른다. 이에 따라 여객기가 계류장을 찾는 동안 승객들이 기다려야 하는 지연운항이 발생하거나 계류장이 출구와 먼 곳에 배치돼 승객들이 멀리 걸어야 하는 불편이 생기고 있다.

또 앞으로 항공기 운항 대수가 8.8%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 말이면 피크시간대 계류장 이용은 시간당 64대로 가용량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계류장 가동률이 80.0%를 초과할 경우 ‘혼잡공항’으로 분류하고 시설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계류장 포화사태는 당초 인천공항 1단계 건설 당시 예상한 2003년 말보다 1년반 이상 빨리 찾아온 것으로 정부가 급증하는 여객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빚어진 일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1992년 처음 수립된 인천공항건설 기본계획이 97년 수정됐으나 최근 몇 년 동안 17.2%로 급증한 항공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1단계 건설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8년 말 완공 예정인 2단계 건설사업을 조기 착공하고 2005년까지 임시계류장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2005년까지 임시계류장 시설을 건설해도 체크인 시설, 수하물처리시설, 탑승 라운지, 탑승 게이트 등 기타 여객처리시설이 완성되지 않으면 2008년 말까지 3년여간 여객터미널의 극심한 혼잡과 체증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2단계 건설사업은 설계 2년, 기초공사 1년, 마감공사 3.5년 등 최소 7∼8년이 소요되고 1년여의 시운전 기간이 필요해 올 5월부터 설계에 들어간 건설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돼도 일러야 2009년에나 운영이 가능하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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