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종교시설로 활용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문화휴게 공간으로 자리잡은 폐교가 강화와 옹진군에 10곳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1990년부터 올 8월 현재까지 인천지역에서 문을 닫은 학교는 총 54개소다.
이 중 현재까지 매각됐거나 사유지 용도로 전환된 곳을 제외한 36개소가 종교 및 복지시설, 문화휴게시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문화시설 등으로 임대하려는 폐교는 현재 5개소가 남아 있다.
문화휴게시설로 자리잡은 폐교 중 대표적인 곳이 인천시교육청이 1999년 5월부터 직영하고 있는 학생해양탐구수련원(kanghwa.ice.go.kr/ocean). 서해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로 알려진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앞바다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갯벌탐사교실과 해양전시관, 해저동굴관, 천체관측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학습에 참가하려는 청소년이 매년 3만∼4만명씩 다녀가고 있다.
동아리나 가족 단위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신청을 하면 갯벌연구소 백용해 소장, 한국해양연구원 제종길 박사 등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들은 뒤 현장 학습에 나설 수 있다.
세면장과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나무바닥의 교실에서 숙박하면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학교 옥상에 망원경 6대를 갖춘 ‘천체관측실’에서는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이 곳 전시실(20평 규모)에는 서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어폐류 500여점이 전시돼 있고,‘터치 스크린’을 통해 해초류 갯벌 등에 대한 영상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학생해양탐구수련원 산하에는 체험학습장 2곳과 극기훈련장(야영장) 등이 있다.
올 8월에 개관한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 강화종합미술회관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코스모스 갤러리’ 윤남수 관장이 운영하고 있다. 62명의 화가들이 참가한 개관전은 24일 막을 내렸고 10월 3∼15일 한국화가 이세정씨의 개인전이 열린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미술강사들이 2∼3시간씩 무료로 미술강좌를 갖고 있으며, 10명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한 ‘미술캠프’도 열린다.
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은암자연사박물관에는 동물박제와 곤충표본, 광석, 화석 등 300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운동장에 다람쥐 공작 타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미니 동물원이 조성돼 있다.
강화도 남단의 길상면 동검초등학교 폐교 부지에는 강화 특산물인 ‘사자발 약쑥’을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판매하고 건강식품도 소개하는 건강원이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미풍양속을 저해하지 않는 한 다양한 용도로 폐교를 임대해 활용할 수 있다”며 “대부분 3∼5년 계약기간에 연간 10만∼2000만원대의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