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폐교가 문화공간으로 아름다운 변신

  • 입력 2002년 9월 29일 20시 32분


인천 강화군과 옹진군 등에서 학생수 감소로 문을 닫은 학교들이 문화휴게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상당수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종교시설로 활용되고 있지만,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문화휴게 공간으로 자리잡은 폐교가 강화와 옹진군에 10곳 정도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1990년부터 올 8월 현재까지 인천지역에서 문을 닫은 학교는 총 54개소다.

이 중 현재까지 매각됐거나 사유지 용도로 전환된 곳을 제외한 36개소가 종교 및 복지시설, 문화휴게시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교육청이 문화시설 등으로 임대하려는 폐교는 현재 5개소가 남아 있다.

문화휴게시설로 자리잡은 폐교 중 대표적인 곳이 인천시교육청이 1999년 5월부터 직영하고 있는 학생해양탐구수련원(kanghwa.ice.go.kr/ocean). 서해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 중 하나로 알려진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앞바다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갯벌탐사교실과 해양전시관, 해저동굴관, 천체관측실 등을 운영하고 있어 자연학습에 참가하려는 청소년이 매년 3만∼4만명씩 다녀가고 있다.

동아리나 가족 단위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신청을 하면 갯벌연구소 백용해 소장, 한국해양연구원 제종길 박사 등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들은 뒤 현장 학습에 나설 수 있다.

세면장과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나무바닥의 교실에서 숙박하면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학교 옥상에 망원경 6대를 갖춘 ‘천체관측실’에서는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또 이 곳 전시실(20평 규모)에는 서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어폐류 500여점이 전시돼 있고,‘터치 스크린’을 통해 해초류 갯벌 등에 대한 영상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학생해양탐구수련원 산하에는 체험학습장 2곳과 극기훈련장(야영장) 등이 있다.

올 8월에 개관한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 강화종합미술회관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코스모스 갤러리’ 윤남수 관장이 운영하고 있다. 62명의 화가들이 참가한 개관전은 24일 막을 내렸고 10월 3∼15일 한국화가 이세정씨의 개인전이 열린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미술강사들이 2∼3시간씩 무료로 미술강좌를 갖고 있으며, 10명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한 ‘미술캠프’도 열린다.

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은암자연사박물관에는 동물박제와 곤충표본, 광석, 화석 등 300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운동장에 다람쥐 공작 타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미니 동물원이 조성돼 있다.

강화도 남단의 길상면 동검초등학교 폐교 부지에는 강화 특산물인 ‘사자발 약쑥’을 유기농법으로 재배해 판매하고 건강식품도 소개하는 건강원이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미풍양속을 저해하지 않는 한 다양한 용도로 폐교를 임대해 활용할 수 있다”며 “대부분 3∼5년 계약기간에 연간 10만∼2000만원대의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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