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도박물관 전주이씨 기증유물 展 90점 선보여

  • 입력 2002년 10월 1일 17시 37분


의원군 단령. 금사(金絲) 단학(單鶴) 흉배(胸背)가 달려있다. - 사진제공 경기도박물관
의원군 단령. 금사(金絲) 단학(單鶴) 흉배(胸背)가 달려있다. - 사진제공 경기도박물관
사람이 죽으면 수의(壽衣-시체에 입히는 옷)를 만들어서 입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입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조선시대 후반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전에는 평상시에 입던 옷을 예복처럼 갖추어 입었다는 것.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조선시대 중후기 왕실 종친가의 복식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경기도 박물관(용인시 기흥읍 상갈리)에서 열린다.

안동권씨 원삼. 출토당시 초록색이었으나 현재 갈색으로 변했다. - 사진제공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박물관은 조선시대 왕실 종친가인 전주 이씨 인평대군파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조선 중후기 복식사 및 상장례(喪葬禮) 풍습을 조명하는 ‘전주 이씨 기증유물 특별전-조선의 옷매무새’를 11일부터 12월 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조 인조(仁祖·1595∼1649)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의 손자 의원군(1661∼1722), 의원군 부인 안동권씨(1664∼1722), 의원군의 5세손 이연응(1818∼1879) 등 3개의 묘에서 출토된 복식류와 염습제구 서간류 등 90여점이 선보인다.

이 전시품들은 1999년 7월 경기 하남시 춘궁동 소재 인평대군파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들로 인평대군파 종회로부터 박물관측이 기증받아 보존해오다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전시 유물들〓의원군 유물은 적삼(的衫·저고리 대용으로 여름철에 입는 속옷)부터 단령(團領-조선 말기까지 관원이 입은 집무복)까지 예복 일습과 기타 다양한 종류의 남자 포(袍-길이가 무릎에서 발목까지 온 겉옷의 총칭)가 전시된다.

의원군 부인 안동권씨 유물로는 적삼, 저고리,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 예복), 원삼(圓衫·민간 예복중 최상의 겉옷) 등으로 18세기 이후 20세기 초까지의 조선시대 상류층 여자 예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연응 유물에서는 평상복을 수의로 사용했던 의원군과 안동권씨와는 달리 공단(무늬가 없는 비단)으로 만든 적삼과 중치막(中致莫·선비들이 착용한 소매가 넓고 양옆이 트여있는 겉옷), 단령 등 수의가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 송미경 연구원은 “공단은 당시 평상복 옷감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평상복보다 옷 크기도 크고 바느질 방법도 달라 이 무렵부터 수의를 별도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속행사〓정신문화연구원 소장유물과 출토 직물의 재현품, 재현직물로 만든 재현 복식 등 6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박물관 강당에서 ‘조선후기의 복식문화’를 주제로한 학술세미나(10월 11일)와 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분묘 출토복식을 현대식으로 응용한 ‘이영희 패션쇼’(10월 25일)가 열린다.

베짜기 시연 및 명주실 잣기(11월 6일∼11월 10일), 골무와 조바위(조선 후기 부녀자들이 사용한 방한모)만들기(10월 31일,11월 2일), 스텐실을 이용한 소품만들기(10월 22일,11월 12일) 등도 펼쳐진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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