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입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조선시대 후반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전에는 평상시에 입던 옷을 예복처럼 갖추어 입었다는 것.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조선시대 중후기 왕실 종친가의 복식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색 전시회가 경기도 박물관(용인시 기흥읍 상갈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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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은 조선시대 왕실 종친가인 전주 이씨 인평대군파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조선 중후기 복식사 및 상장례(喪葬禮) 풍습을 조명하는 ‘전주 이씨 기증유물 특별전-조선의 옷매무새’를 11일부터 12월 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조선조 인조(仁祖·1595∼1649)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의 손자 의원군(1661∼1722), 의원군 부인 안동권씨(1664∼1722), 의원군의 5세손 이연응(1818∼1879) 등 3개의 묘에서 출토된 복식류와 염습제구 서간류 등 90여점이 선보인다.
이 전시품들은 1999년 7월 경기 하남시 춘궁동 소재 인평대군파 묘역에서 출토된 유물들로 인평대군파 종회로부터 박물관측이 기증받아 보존해오다 일반에 공개하는 것이다.
▽전시 유물들〓의원군 유물은 적삼(的衫·저고리 대용으로 여름철에 입는 속옷)부터 단령(團領-조선 말기까지 관원이 입은 집무복)까지 예복 일습과 기타 다양한 종류의 남자 포(袍-길이가 무릎에서 발목까지 온 겉옷의 총칭)가 전시된다.
의원군 부인 안동권씨 유물로는 적삼, 저고리, 당의(唐衣·저고리 위에 덧입는 여성 예복), 원삼(圓衫·민간 예복중 최상의 겉옷) 등으로 18세기 이후 20세기 초까지의 조선시대 상류층 여자 예복을 살펴볼 수 있다.
이연응 유물에서는 평상복을 수의로 사용했던 의원군과 안동권씨와는 달리 공단(무늬가 없는 비단)으로 만든 적삼과 중치막(中致莫·선비들이 착용한 소매가 넓고 양옆이 트여있는 겉옷), 단령 등 수의가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 송미경 연구원은 “공단은 당시 평상복 옷감으로는 사용하지 않았다”며 “평상복보다 옷 크기도 크고 바느질 방법도 달라 이 무렵부터 수의를 별도로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속행사〓정신문화연구원 소장유물과 출토 직물의 재현품, 재현직물로 만든 재현 복식 등 6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박물관 강당에서 ‘조선후기의 복식문화’를 주제로한 학술세미나(10월 11일)와 박물관 야외전시장에서 분묘 출토복식을 현대식으로 응용한 ‘이영희 패션쇼’(10월 25일)가 열린다.
베짜기 시연 및 명주실 잣기(11월 6일∼11월 10일), 골무와 조바위(조선 후기 부녀자들이 사용한 방한모)만들기(10월 31일,11월 2일), 스텐실을 이용한 소품만들기(10월 22일,11월 12일) 등도 펼쳐진다.
용인=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