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건강/의학]치매노인들 “갈곳이 없소”

  • 입력 2002년 10월 1일 17시 37분


자치단체의 노인복지 예산과 인력이 크게 부족해 수요가 급증하는 노인전문요양시설에 대한 투자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현재 치매나 중풍 등을 앓는 노인을 위한 전문요양시설은 전국적으로 41곳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5곳으로 가장 많고, 서울 경기가 각 4곳, 부산 대전 충남 전북 전남이 각 3곳, 인천 강원 2곳, 대구 광주 울산 충북 제주 각1곳 등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1만명으로 전체의 11%(전국 평균 7.4%)나 되는 경북의 경우 치매나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를 위한 전문요양시설은 포항 경주 안동 영주 청도 등 5곳으로 수요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들 전문요양시설의 수용인원은 359개 병상에 불과해 더 이상 노인성 질환자를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시설 관계자들은 “치매나 중풍 노인은 가족들이 노출을 꺼리는 편이라 수용시설이 증가하면 환자들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치매증상을 보이는 노인인구는 전체 노인 인구의 8%로 추정된다. 이 중 2%는 가족이 보호하기 어려워 전문시설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의 경우 전문시설에서 보호해야 할 노인은 2000여명으로 추정되나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경북도는 김천 구미 영천 칠곡에 170개 병상규모의 노인전문요양시설을 내년에 추가 완공할 계획이다.

전문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의 90%는 생활보호 대상자이고 나머지는 월 60만원정도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비용을 내는 경우 가족들의 부담이 커 장기적으로는 시설생활비를 낮출 수 있는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북의 경우 혼자 사는 노인의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음료 배달원 등을 이용해 안부묻기사업을 펴고 있으나 93년 이후 대상자가 3500여명으로 고정돼 있다. 도 가정복지과 관계자는 “건강상태 확인이 필요한 노인이 인구증가와 함께 늘어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태파악이 어렵다”며 “노인복지 예산을 현재보다 최소한 3배정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노인을 위한 복지회관도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에 114곳에 불과하다. 경기와 서울에 각 25곳이 있고, 나머지 지역은 평균 5곳에 그치고 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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