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적극 나섰다.
3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방화3동 방화근린공원. 실버세대의 자원봉사 활동을 위한 ‘어르신 자원봉사 대축제’가 열렸다.
‘어르신 자원봉사대’ 발족식을 겸한 이날 행사에는 관내 15개 노인정의 노인 1800여명이 참석했다. 구청 공무원과 경찰, 지역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도 나와 어르신들의 행사 진행을 도왔다.
이날 모인 노인들은 사물놀이와 초청가수 공연을 관람하고 장기자랑과 즉석 노래자랑도 펼쳤다. 행사의 백미는 15개 노인정 소속 어르신들이 모은 쌈지돈 1500만원을 자원봉사대 안성의(安聖義·82) 회장에게 활동기금으로 전달하는 장면이었다.
어르신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모금 활동을 벌여 이 돈을 만들었다는 것.
자원봉사대는 앞으로 지역 내 소년소녀가장과 결손가정 청소년 등과 1대1 결연을 맺고 아동보육시설과도 자매결연을 해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이끌 계획이다.
행사에 참가한 조건행(趙建行) 할아버지가 “불우한 아이들일수록 비뚤어지지 않으려면 어른들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라고 말하자 옆에 서 있던 신복균(申福均) 할아버지도 “암, 그렇고 말고”라며 맞장구를 쳤다.
자원봉사대는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통예절교실, 한자교실, 풍물교실 등을 열고 전문적인 분야별 교육사업인 ‘은행나무 학교’를 운영키로 했다. 각자 ‘한 친구 갖기’ 운동을 벌여 혼자 사는 노인과 친구로 지내며 안부전화와 가정방문 등을 통해 노년의 외로움을 나눌 방침이다.
또 기금 확보를 위해 부녀회나 주민자치조직 등과 연계해 바자 등 자체 수익사업도 열기로 했다.
자원봉사대 안 회장은 “그동안 쌓은 인생 경험을 살리고 싶어도 기회가 없어 안타까웠다”며 “봉사대 결성을 계기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찾고 존경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후원한 유영(兪煐) 강서구청장은 “고령화시대에 소외되기 쉬운 노인 문제는 우리 모두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라며 “이번 시도가 우리나라 노인 공동체 문화의 시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아기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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