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씨 수연씨 병역 진정서 제출

  • 입력 2002년 10월 10일 19시 14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金大業)씨가 이 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진정서를 최근 서울지검에 제출해 검찰이 10일 수사에 착수했다.

김씨가 제출한 진정서에는 △이 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씨가 병역면제를 위해 병무청 관계자 등에게 3000만원을 주고 90년 1월 수연씨를 면제받도록 하는 데 개입했으며 △97년 이후 두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불거지고 병역비리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자들을 매수하려 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씨는 “수연씨의 병역비리를 입증할 증거를 갖고 있으며 내가 수연씨의 병역면제 과정에 직접 관여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검찰은 김씨의 진정 내용을 정연씨 관련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검 특수1부 ‘병무특별수사반’이 아닌 특수3부에 배당했다.

정연씨 부분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연씨에 대한 진정 내용이 새롭게 추가될 경우 수사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연씨의 문제는 별개의 사안인 데다 정연씨 수사 결과 발표에 급하게 맞추지 않고 차분히 짚어 본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김씨의 새로운 주장이 ‘제2의 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은 많지 않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견해다. 정연씨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두 차례에 걸쳐 증거로 제출한 녹음테이프가 원본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김씨가 사실관계에 대해 수 차례 말을 바꿔 김씨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가 수연씨의 병역비리 증거라고 주장하는 테이프도 직접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전해들은 내용을 녹음한 ‘전문(傳聞) 진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이런 점을 감안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상황 반전을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일고 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