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5명이상 사업장 내년에 기업연금제 도입

현행 법정 퇴직금제도를 기업연금제도로 대체하기 위한 노동부의 자체 방안이 나왔다.

노동부는 노동계와 경영계, 정부 등 3자가 현재 기업연금제도 도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나 사실상 합의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2003년 하반기(7∼12월)에 종업원 5명 이상인 사업장에 기업연금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근속한 근로자는 노사간 합의로 퇴직금 대신 기업연금을 선택할 수 있고 사업주는 현행 퇴직금 수준의 돈을 적립하지만 근로자는 본인이 원할 경우 돈을 추가로 더 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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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업연금을 선택한 사업주와 근로자는 기업의 투자성향과 근로자의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규모 등을 감안해 은행과 보험, 투자신탁 등 각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다양한 연금 상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기업의 퇴직금 부담률은 종업원 급여의 8.3%이지만 기업연금이 도입되면 운용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기업의 직접적인 부담률이 6% 정도로 낮아져도 현행 퇴직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방안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이나 일시금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연금보다는 일시금에 세금을 더 많이 부과해 연금을 선택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실직이나 주택구입 등의 특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일정 한도 내에서 중도 일시금 인출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 방안은 아울러 기업이 퇴직금 대신 기업연금을 선택하도록 사내에 유보하는 퇴직적립금에 대한 손비인정률(현재 40%)을 점차 축소하고 기업연금의 사용자 적립분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하지 않지만 근로자가 연금을 탈 때는 과세하도록 했다.

노동부는 10월 말까지 노사정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이 방안을 토대로 정부 입법안을 마련해 내년 임시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