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는 지구촌 곳곳의 농업을 엿볼 수 있는 주제전시관을 비롯해 가을들녘을 축소한 아기자기한 소공원, 동물농장, 김치와 쌀 등 ‘땅’에서 나오는 모든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전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인기를 모은 전시물은 수십 가지 농작물로 이뤄진 탑. 자녀들을 데리고 나온 주부 권정숙(權貞淑·38·경주시 충효동)씨는 “매일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지만 농산물의 중요성을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일상을 지탱해주는 농산물이 새삼 정겹고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농업의 탄생을 보여주는 주제관과 농산물을 이용한 각종 음식을 펼쳐놓은 농업한마당을 돌아본 사람들은 마음의 고향을 찾은 듯 뿌듯한 표정.
팔순 어머니를 모시고 초등생 딸과 함께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강순천(姜淳天·40)씨는 “아이와 어른을 정겹게 이어주는 게 바로 농업 아니겠느냐”며 “온 국민이 식사를 할 때 잠시라도 농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농산물을 이용한 식품코너는 직접 맛을 볼 수 있어 인기. 강원도 감자떡, 군산 돌게장, 순창 고추장, 속초 젓갈, 안흥 찐빵 등이 관람객을 끌고 있다.
특히 김치를 이용해 만든 김치쌈밥 김치표고전 김치경단 김치타고(멕시코 전통음식을 배추김치와 결합) 등 20가지 요리는 주부들의 눈길을 붙잡았다.
김치응용식품을 준비한 전남 곡성 전남과학대 정은미(鄭銀美·20·호텔조리과 2년)씨는 “김치를 이용해 이렇게 예쁜 음식을 만들 수 있느냐며 놀라는 분들이 많다”며 “농산물을 다양하게 응용하면 부가가치를 훨씬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업한마당 행사의 한가지로 이날 열린 ‘국제농업NGO대회’에서 15개국 50개 농업관련 단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중인 농산물 세계화는 각국의 농업기반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각국 실정에 맞는 농업생산활동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선언문을 내고 이를 WTO에 보내기로 했다.
경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